공사대금 받지 못해 분신한 50대 가장 끝내 하늘나라로

[경향신문]
밀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분신해 치료를 받고 있던 50대 가장이 숨졌다.

1일 오전 7시 30분쯤 전북의 한 병원에서 6일째 치료를 받고 있던 A씨(51)가 끝내 숨을 거뒀다.

A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9시쯤 전주시 덕진구의 한 폐기물처리업체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몸에 인화물질을 끼얹고 불을 질렀다. 그는 불을 지르기에 앞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이미 유서도 다 써놨고 더는 살 수가 없다. 이렇게라도 해야 세상이 억울함을 알아줄 것 같다”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말을 했다.

A씨는 지인 신고로 출동한 경찰과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나 나흘 만에 숨졌다.

그는 2019년부터 최근까지 전주의 한 빌라 공사에 참여했다가 헌 건설업체로부터 폐기물 수거 대금 6000여만원을 받지 못했다. ,그는 고용했던 인부들에게 인건비 등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지인은 “건설업체를 믿고 중단된 공사를 마무리하러 들어갔는데 ‘줄 돈이 없다’고 발뺌해 상황이 악화됐다”면서 “얼마나 억울했으면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놔두고 극단적 선택을 했을지 마음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