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자 외 띄어 앉기'에 한숨 돌린 공연계

남지은 2021. 2. 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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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동반자와 같이 앉을 수 있어
두 달 개점휴업 뮤지컬 2일부터 시동
'맨 오브 라만차' '명성황후' 등 공연재개
"현장 일부 혼란 있지만 무대 열려 다행
개인 방역수칙 지켜 집단감염 막아야"
조승우 2015년 공연 모습. 오디컴퍼니 제공

46일간의 긴 기다림 끝에 조승우가 무대에 오른다. 안락사 직전의 유기견을 입양한 소식으로 추운 겨울을 훈훈하게 데웠던 그가 이번엔 두 달간 개점 휴업했던 무대에 온기를 불어넣을 참이다.

조승우·홍광호·류정한의 출연으로 관심을 모은 <맨 오브 라만차>가 오는 2일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막을 올린다. 애초 이 작품은 톱스타의 트리플 캐스팅으로 공연계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방역 단계가 격상되면서 관객과 만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18일 이후 개막일이 세 차례 연기됐다. 조승우는 2월17일 시작하는 100% 사전 제작 드라마 <시지프스> 촬영을 마치고 <맨 오브 라만차>를 준비해왔다.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앞서 “배우들이 오래 전부터 일정을 맞춰왔다. 희망을 주는 작품의 내용처럼 이 작품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공연계가 다시 활기를 띠었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1일부터 공연장·영화관에서 일행이 함께 앉을 수 있는 ‘동반자 외 띄어 앉기’가 적용되면서 공연계엔 비로소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뮤지컬 <고스트> <젠트맨스가이드>도 2일 무대를 재개하기로 하면서 분주한 모습이다. 3차례 프리뷰만 진행하고 공연을 끝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던 <명성황후>도 무대를 다시 열기로 했다. 오는 2~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찾아온다. <명성황후> 제작사 에이콤 쪽은 “정부의 방역지침 중 공연장 객석 운영 정책이 발표되면서 공연을 재개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뮤지컬 <명성황후> 예매 관련 공지. 에이콤 제공

정부는 지난 31일 물리적 거리두기 단계를 일부 수정하면서 공연장·영화관 등과 관련한 지침을 일부 손봤다. 1.5단계와 2단계 모두 ‘동반자 외 좌석 한 칸 띄우기’, 2.5단계는 ‘동반자 외 좌석 두 칸 띄우기’로 완화했다. 지금까지는 1.5단계는 동반자 간 띄어 앉기, 2단계는 모든 좌석 한 칸 띄우기, 2.5단계는 두 칸씩 띄어 앉기가 적용됐다. 업계에서는 이 지침이 유지된다면 올해 예정된 공연은 취소·연기 없이 막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반자’에 대한 해석이 달라 현장에서는 일부 혼란도 겪고 있다. ‘동반자 인원수’에 대한 정확한 지침이 없어 ‘5인 이상 거리 두기’ 시행과 시스템에 맞춰 2명씩 앉는 방식으로 좌석을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맨 오브 라만차>는 1일 오후 1시에 14일까지 공연에 한 해 티켓 예매 창을 오픈했다. 14일까지 ‘퐁퐁당당’식으로 두 좌석만 붙여 앉기로 예매를 받고 있지만, 현장에서 좌석에 앉을 때는 ‘퐁당퐁당’으로 한 칸씩 띄어 앉기를 시행한다. 오디컴퍼니 쪽은 “혼자 오는 관객을 고려해 재문의더니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좌석 한 칸 띄어 앉기’와 ‘동반자 외 두 칸 띄어 앉기’ 중에 선택이 가능하다는 재고지를 받았다. 일단 14일까지는 현장에서 한 칸 띄어 앉기로 좌석을 안내할 예정이라 예매한 좌석과 실제 관람 좌석이 조금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에이콤 쪽도 “14일까지는 ‘2인씩 두 칸 띄어 앉기로 예매를 받고, 실제 관람은 연석 중 한 좌석이 옆자리로 이동해 ‘1인씩 한 칸 띄어 앉기’로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시행착오는 있지만 시스템이 안정되면 공연계에서는 무대가 다시 북적일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은 막을 올릴수록 적자인 상황이라 공연계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대극장 공연의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유료 좌석점유율이 60~70% 정도여야 하는데, 2.5단계가 적용되면서 전석 매진이 돼도 좌석 판매율은 30%에 그쳤다. 이 때문에 뮤지컬 제작사와 배우·관계자들은 잇단 성명을 내어 ‘동반자 외 띄어 앉기’로 지침을 완화해 줄 것을 호소해왔다.

업계는 방역지침이 2.5단계를 유지하더라도 유료 좌석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한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관객·관계자 모두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마스크를 벗지 않고 말을 하지 않는 등의 규정을 철저히 지켜 공연장에서 집단감염이 나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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