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만 한다면.."선거가 시작됐다" 與도 野도 '뒤집기병'
국민의힘이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받고 한일 해저터널까지 얹었다. 부산 민심이 흔들리자 자신들이 집권했던 지난 정권의 신공항 결정도 곧바로 뒤집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마련한 당헌까지 바꾸면서 후보를 내는 여당에 이어 다시 한번 '자기 부정' 정치가 벌어졌다. 4월 보궐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여야 가릴 것 없이 표심을 잡기 위한 '묻지마 경쟁'에 돌입했다.
김 위원장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막대한 고용효과와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세계 엑스포 유치와도 연결된 신공항 건설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로써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국회 통과가 기정사실화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하반기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밀어붙이며 '오거돈 성추행 선거'라는 야당의 프레임(구도)을 단숨에 엎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꺼낸 이후 20년간 백지화를 거듭하며 논란을 이어온 동남권 신공항은 이렇게 다시 한번 핵심 선거 쟁점이 됐다.
2016년 박근혜 정부가 숱한 논란 끝에 프랑스 파리공항 공단엔지니어링의 연구 용역을 거쳐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 냈지만 국민의힘조차 이를 버린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한일 해저터널 건설 공약까지 내세웠다. 한일 해저터널 역시 수십 년 간 잊을 만 하면 수면 위로 올라오던 주제였다. 1980년대 일본 민간단체 등에서 제기된 이래 찬반 논란만 분분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서병수 의원의 부산시장 시절 긍정적으로 언급됐고 민주당 소속이던 오거돈 전 시장도 선거 때 이를 거론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단계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최소 수십 조원 이상의 천문학적 사업비가 필요하지만 실제 경제효과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적잖다.
국민의힘이 선거에 이기기 위해 말 그대로 거대 프로젝트를 일단 총동원하고 나선 것이다.
그 사이 민주당은 이낙연 대표 등 지도부가 올 들어 연거푸 부산에 내려와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약속하는 등 총력전을 폈다.
민심은 요동쳤다. 1월 첫째 주 PK(부산·울산·경남) 정당 지지도(이하 리얼미터 기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주간집계는 민주당 21.3%, 국민의힘 38.8%로 국민의힘이 크게 앞섰다.
하지만 3주차 조사에서는 민주당 31.3%, 국민의힘 28.7%로 민주당이 오차 범위 내에서 역전했다. 이날 발표된 조사는 국민의힘이 35.6%로 민주당(33.7%)을 다시 제쳤지만 근소한 차이다.
소속 지자체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임에도 이낙연 대표 취임 이후 2달 만에 당헌까지 바꿔 후보를 내는 민주당은 거침이 없다. 부산에서 가덕도 신공항 몰이로 분위기를 잡아간다면 서울에서는 친문 충성 경쟁이 한창이다.
당 대표가 아닌 서울시장을 뽑는 선거인데도 "문재인 보유국"을 외치고 서로를 향해 자신이 "원조 친문" 혹은 "민주당 적통후보"라고 공공연하게 말한다.
야권은 10년 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탄생할 때 '그때 그 사람들'이 그대로 유력주자로 나와 경쟁한다. 딘일화를 놓고 벌이는 신경전과 언론 플레이 등도 지지층에 실망을 준다는 지적이다.
야권이 총공세를 기울이고 있는 '북한 원전 건설 의혹'의 경우 사실 여부를 떠나 여야 간에 막대한 소모적 논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청와대와 여당은 국정조사와 특검 요구를 터무니없다며 받지 않을 테고 그럴수록 야권은 의혹을 키우며 몰아붙일 태세다.
물론 사활을 건 여야의 대립과 선거전략 등은 현실 정치의 속성이기도 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정당의 존재 목적은 권력획득이고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며 "한쪽이 그렇게(비이성적) 나오면 다른 쪽도 그렇게 나갈 수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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