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평화협상 신경전..대통령 퇴진·미군 철수 쟁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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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평화협상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간 주둔 미군 철군 재검토에 대해서는 "탈레반의 약속 이행을 위한 강력한 검증 장치가 있어야 한다"며 "(역대) 많은 평화협상이 트로이의 목마였다"고 찬성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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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상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부와 무장반군 탈레반은 내부 평화협상 의제 확정을 남겨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탈레반은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을 평화협상의 장애물로 언급하고 나섰고 가니 대통령은 탈레반이 폭력행위를 중단하면 어떤 문제든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응수했다.
내부 협상 중재자 격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아프간 철군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탈레반과 맺은 평화협정에서 탈레반의 폭력행위 축소 등 조건 이행을 전제로 오는 5월 이전 아프간 전면 철군을 약속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탈레반의 약속 불이행을 이유로 전면 철군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놔 반발을 사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아프간 영자매체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가니 대통령 공공전략 보좌관인 와히드 오메르는 이날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유혈사태를 더이상 야기하지 않도록 휴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한다면 우리는 당장 협상 테이블에서 어떤 문제든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다만 "정부는 평화를 위해 중요한 조치를 단행했지만 탈레반은 어떠한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가니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아스펜 안보 포럼에서 "국민에게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내게 공화국을 해체할 권한이 어디에 있느냐"며 탈레반과 내부 평화협정을 위해 자신이 사임하고 과도 정부를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내가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선거만이 유일한 정권 이양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간 주둔 미군 철군 재검토에 대해서는 "탈레반의 약속 이행을 위한 강력한 검증 장치가 있어야 한다"며 "(역대) 많은 평화협상이 트로이의 목마였다"고 찬성 입장을 내놨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첫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5월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을 전면 철수한다고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탈레반이 테러리즘을 포기하고 아프간군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같은날 가니 대통령과 통화에서 영구적이고 포괄적인 휴전을 골자로 한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강력한 외교적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인사청문회에서 미국의 철군을 희망한다면서도 미군 철군시 아프간내 인권, 여성의 권리 등이 다시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탈레반 평화협상단 부대표인 압바스 스타닉자이는 같은달 2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니 대통령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정권 연장을 위한 로비를 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가니 정부는 아프간 평화 프로세스의 유일한 장애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가니 정부 대표단이 탈레반 측과 달리 협상 전권을 갖고 있지 않다고도 폄하했다. 이어 "(미군을 포함한) 국제 연합군이 아프간에 잔류하는 한 탈레반의 무장해제를 기대해서는 안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모함마드 내엠 도하 탈레반 정치국 수석대변인은 국방부 성명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평화협정의 모든 조항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평화협정 이행만이 현재 진행 중인 분쟁의 유일한 해결책이다. 미국은 평화협정을 완전히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탈레반은 31일 이란을 방문해 지지세력 확보에 나섰다. 이란은 탈레반 대표단에 한법을 토대로 모든 정파와 민족이 참여하는 통합 정부 구성을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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