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고 우측 이동, 살라-아놀드 춤추게 하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 리버풀, 웨스트 햄전 후반전 3골 몰아넣으며 승(3-1)
▲ 리버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티아고 왼쪽에서 오른쪽 이동
▲ 티아고, 볼터치(119회) & 패스(102회) & 볼경합 승리(8회) & 태클(5회) 최다
▲ 살라 멀티골 & 아놀드 3골에 모두 관여하는 기점 패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리버풀이 왼쪽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시킨 티아고 알칸타라를 후반전에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로 이동시키자 오른쪽 공격이 살아나면서 오른쪽 측면 수비수 트렌트-알렉산더 아놀드의 공격 지원과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의 멀티골에 힘입어 3-1 완승을 거두었다.
리버풀이 런던 스타디움 원정에서 열린 웨스트 햄과의 2020/21 시즌 프리미어 리그(이하 PL) 21라운드에서 후반전에 골을 몰아넣으며 3-1로 승리했다. 리버풀은 15라운드부터 20라운드까지 5경기 연속 무승(3무 2패)의 슬럼프에 빠졌으나 토트넘에 이어 웨스트 햄에게도 3-1 완승을 거두며 3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리버풀은 깜짝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사디오 마네가 경미한 부상으로 결장했고,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기에 벤치에서 대기하면서 발생하게 된 전술적인 변화였다.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의 투톱 파트너로 디보크 오리기가 선발 출전했다. 셰르당 샤키리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진한 가운데 티아고 알칸타라와 제임스 밀너가 좌우 중앙 미드필더에 위치하면서 다이아몬드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앤드류 로버트슨과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조던 헨더슨과 나다니엘 필립스가 중앙 수비수 듀오를 형성했다.
전반전 리버풀은 티아고의 볼배급과 로버트슨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에 더해 샤키리의 전진 패스가 효과적으로 어우러지면서 왼쪽 측면 위주의 공격을 전개했다. 티아고는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오른쪽 구역을 커버하기도 했으나 기본적으로는 왼쪽으로 자주 빠지는 동선을 가져갔다(하단 사진 히트맵 참조)

티아고 전반전 히트맵(Powered by OPTA)
이 과정에서 투톱 중 왼쪽에 위치한 오리기에게 득점 찬스들이 나왔다. 하지만 오리기가 이를 살리지 못하면서 전반전을 0-0으로 마무리해야 했다. 특히 전반 종료 1분을 남기고 티아고가 찔러준 패스를 오리기가 골문 앞에서 슬라이딩 슈팅으로 가져간 게 골대를 벗어난 건 두고두고 아쉬운 찬스였다.
후반 초반에도 리버풀의 공격은 티아고의 배급을 중심으로 왼쪽 측면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는 기록으로 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57분(후반 12분)경까지 리버풀의 왼쪽 측면 공격 비율은 41.6%에 달했다. 반면 오른쪽 측면 공격 비율은 31.9%에 불과했다.

리버풀 57분까지 공격 방향 비율(Powered by OPTA)
물론 티아고가 대각선 패스를 자주 연결하면서 아놀드와 살라를 살리는 볼배급을 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23분경, 티아고의 대각선 크로스를 살라가 헤딩 슈팅으로 가져간 게 가장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후반 초반에도 티아고가 기습적으로 페널티 박스 안까지 침투해 들어가는 아놀드에게 대각선 크로스를 연결했으나 이는 살짝 길게 넘어가고 말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티아고가 왼쪽 중앙 미드필더 위치에 있다 보니 볼배급이 왼쪽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살라가 패스를 받기 위해 자주 아래로 내려가는 현상들이 발생했다. 에이스 살라의 득점력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오른쪽 공격을 극대화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에 클롭은 후반 12분(57분) 만에 변화를 가져왔다. 바로 밀너를 빼고 커티스 존스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티아고의 위치를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로 이동시킨 것. 대신 존스가 왼쪽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다.

이는 주효했다. 존스는 교체 투입되자마자 웨스트 햄 수비형 미드필더 데클란 라이스와의 경합에서 이겨낸 후 패스를 내주었고, 아놀드의 전진 패스를 샤키리가 원터치 패스로 돌리자 존스가 다시 잡아선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 위치한 살라에게 패스를 공급해주었다. 이를 받은 살라가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둔 상태에서 중앙으로 접는 동작에 이은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존스 투입이 즉각적으로 효과를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리버풀은 오른쪽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티아고의 볼배급 하에서 아놀드의 오버래핑이 한층 더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살라에게도 더 많은 기회들이 제공됐다. 티아고는 아예 동선 자체를 오른쪽 측면 중심으로 가져가면서 공격에 힘을 실어주었다(하단 티아고 히트맵 참조).

티아고 후반전 히트맵(Powered by OPTA)
자연스럽게 리버풀의 공격은 57분(후반 12분)을 기점으로 오른쪽 측면 공격 위주로 이루어졌다. 실제 리버풀의 57분 이후 오른쪽 측면 공격 비율은 전체 공격의 절반에 가까운 무려 47.9%에 달했다. 반면 왼쪽 측면 공격 비율은 30.1%로 떨어졌다.
리버풀은 67분경,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아놀드가 루즈볼을 잡아서 길게 대각선 크로스로 넘겨준 걸 왼쪽 측면으로 빠져나가던 샤키리가 지체없이 길게 대각선 크로스로 넘겨주었고, 이를 살라가 센스있는 볼터치로 잡아선 가볍게 골을 넣으며 점수 차를 2골 차로 벌려나갔다.

리버풀 57분 이후 공격 방향 비율(Powered by OPTA)
이후 리버풀은 69분경, 샤키리 대신 피르미누를 투입한 데 이어 80분경엔 오리기를 빼고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을 교체 출전시켰다. 리버풀은 경기 종료 6분(84분)을 남기고 아놀드의 전진 패스를 받은 피르미누가 체임벌린과 이대일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페널티 박스 안까지 침투해 들어가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골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바이날둠이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비록 리버풀은 3번째 골이 나오고선 곧바로 2분 뒤(86분)에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웨스트 햄 수비수 크레익 도슨에게 실점을 허용했으나 3-1 기분 좋은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살라는 2020년 12월 19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 멀티골을 넣은 이후 PL 기준 6경기 무득점 슬럼프에 빠졌다. 하지만 웨스트 햄전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살아났다. 아놀드 역시 부상에서 돌아온 12월부터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으나 토트넘전 1골 1도움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3골에 모두 간접적으로 관여하면서 다시금 예전의 공격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엔 티아고의 지원이 뒷받침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티아고가 골에 관여한 부분은 없었다. 하지만 티아고는 이 경기에서 리버풀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볼 터치(119회)와 가장 많은 패스(102회)는 물론 가장 많은 공격 진영 진입(15회)을 기록하며 경기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의 위치에 따라 리버풀의 기본 공격 방향이 설정되는 모습이었다.
이 과정에서 티아고는 아놀드에게 가장 많은 패스(13회)를 공급해 주었다. 살라에게도 9회의 패스를 연결하면서 힘을 실어주었다. 직접적인 공격에는 크게 기여하진 않았으나(물론 찬스 메이킹은 2회로 3회를 기록한 샤키리 다음으로 많았다) 뛰어난 볼배급을 통해 플레이메이커의 존재 가치를 유감없이 보여준 티아고였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최다 볼 경합 승리(8회)와 최다 태클(5회)를 성공시키면서 수비에서 높은 공헌도를 보여주었다. 그가 수비적으로 뒷받침하면서 패스 공급을 해주었기에 아놀드와 살라가 한결 더 편하게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놀드는 리버풀의 센터백 줄부상 사태로 수비형 미드필더인 파비뉴가 수비수로 내려가면서 헨더슨이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그리고 (파비뉴마저 부상을 당하면서) 수비수로 내려가자 수비적인 도움을 받지 못한 채 공수 전반에 걸쳐 극도의 부진에 시달려야 했다. 아놀드가 부진에 빠지자 살라 역시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6경기 무득점으로 이어졌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리버풀은 정상적인 라인업이 구축되기 전까지는 티아고를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로 적극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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