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하야" 현수막 건 해물탕집 사장, 코로나 폐업하며 "박근혜 탓"
“8년간 해온 업장, 2월 초에 폐업합니다. 코로나 오고 딱 1년 버텼네요. 더 이상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아 접어야 할 것 같네요.”
한 자영업자가 폐업을 선언하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논란을 빚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폐업한다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탓하는 듯한 댓글을 달아서다. 이 업주는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 전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며 소주·맥주를 시민들에게 원가로 제공하겠다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이 업주는 지난달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8년간 유지해온 가게 폐업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울산에서 해물포차를 포함해 식당 세 개를 운영한다고 밝힌 업주는 “자영업 하시는 분들, 밥집이 아닌 술과 안주 위주의 밤 장사 하시던 분들 정말 많이 힘드실거라 생각한다”며 “오후 5시 오픈해서 새벽 5시까지 하던 가게인데, (오후) 9시에 문을 닫으라하니 아무도 술 먹으러 오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네 조그만 술집도 아니고 울산 중심 상권에 있다보니 (직장인들이) 다들 마치고 술 한 잔 하러오시는 시간대가 7시부터 시작인데 9시에 나가라 하니 저 같아도 안 올 듯”이라고 썼다.
이 업주는 “매달 월세 660만원에 전기세·공과금·직원 월급 등을 더 감당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8년 동안 장사하면서 별의별 일 다 있었지만, 코로나 상황은 도저히 이겨내질 못했다. 세월호·메르스·고래회충·콜레라 파동도 다 버티고 잘 해왔었는데 이건 너무 세다”라며 “이 와중에 집합 금지 어기고 백 명씩 걸려대는 종교집단이 저지르는 짓 때문에 열심히 사는 자영업 하시는 분들은 무슨 죄냐. 정부 방역 수칙 지키는 사람만 호구인가 싶기도 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네티즌들은 “힘내시라” “저도 장사하는 처지라 공감된다” 등의 반응을 달았다.
그런데 한 네티즌이 “이분 닭X(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단어) 탄핵 당시 소주 무한리필 현수막 거신 분 맞느냐”고 댓글을 달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해당 업주는 “맞다. 이게 다 닭X이 똥을 싸놓아서 그렇다”고 했다. 이에 다른 네티즌이 “아저씨 머리에 그거 피예요”라고 비꼬았다.
이 업주는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수막에는 “나라 꼬라지가 이게 뭐냐. 열불나는 가슴 안고 마음은 청와대에 몸은 이곳에 서빙하고 있다”며 “국민이 대통령을 뽑았는데 국민 말은 듣지 않고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말만 듣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을 무시하고 최순실이라는 사람에게 권력을 갖다바친 박근혜는 당장 하야해야 한다”며 “시민 여러분 힘내시고 술이라도 싸게 드시라. 소주, 맥주를 원가에 드리겠다”고 했다.
이 업주는 폐업을 알리는 글에서 댓글을 통해 “박근혜 정부 때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지금 현 정부는 나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가게 폐업까지 했는데도 박근혜 탓을 한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탓은 진짜 비상식적”, “영원히 박근혜 타령이나 해라”, “이런 묻지마 지지세력이 있으니 민주당은 든든하겠다”는 비판이 나왔다. 논란이 되자 업주는 지금까지 온라인 게시판에 썼던 글을 모두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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