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강남 소형도 '대출금지선' 껑충..고덕그라시움 59㎡ '15억'

강동구 그라시움 / 사진=김희정

비강남권 소형(전용 59㎡) 아파트 실거래가격이 잇따라 '대출 금지선'인 15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최근에는 강동구에서 처음으로 15억원에 거래된 단지가 나왔다. 이로써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3구를 포함해 11개구 소형 아파트들이 초고가주택 대열에 합류했다.

1일 국토교통부 아파트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59㎡가 지난달 9일 15억원(15층)에 실거래 됐다. 강동구에서 소형 면적 실거래가가 15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9월 준공된 '고덕그라시움'은 고덕지구의 대장주 단지로 꼽힌다. 고덕지구는 강동구 고덕동·명일동·상일동 일대 93만4730㎡ 부지, 고덕주공 1~9단지와 고덕시영 등 10개 단지를 재건축한 신축 아파트로 이뤄졌다.

고덕동 A공일 관계자는 "고덕그라시움은 고덕지구 안에서도 지하철 접근성이 가장 좋아 시세가 높게 형성돼 있다"며 "15억원까지 실거래가 이뤄졌고 현재 매물 호가는 15억3000만원까지 나와있다"고 말했다.

강동구에서는 고덕그라시움 외에도 '고덕아르테온'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실거래가(전용 59㎡ 기준)가 15억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각각 14억원(16층), 13억7500만원(5층)에 거래된 바 있다.

15억원은 초고가 아파트 기준이자 서울 아파트 가격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져왔다.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해서다. 그러나 강남3구가 아닌 지역의 소형 아파트에서까지 15억원 거래가 잇따르면서 '대출 마지노선'이 뚫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강동구를 포함해 광진구, 동작구, 마포구, 성동구, 양천구, 용산구, 종로구 등에서 전용 59㎡ 실거래가가 15억원을 넘어섰다. 16억원을 넘어선 곳도 있다. 동작구 '아크로리버하임' 16억4000만원, 성동구 '한신한강' 16억1000만원 '강변임광' 16억원, 마포구 '신촌그랑자이' 16억원, 용산구 '한가람' 16억원 등이다.

광진구에서는 '광장힐스테이트(15억원), 마포구에서는 마포프레스티지자이(15억8000만원), 마포래미안푸르지오(15억3000만원), 성동구에서는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15억3000만원), 청구강변(15억원), 양천구에서는 목동신시가지7단지(15억9500만원), 용산구에서는 강촌(15억7000만원), 종로구에서는 경희궁자이2단지(15억5000만원) 등이 대출 금지선을 넘겼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대책 등의 영향으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면서 비강남권 소형 면적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비강남권 소형 아파트들이 대거 초고가 주택 대열에 합류하면서 지난해 서울의 15억 초과 아파트는 전체 아파트의 20.78%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년 동기 대비 5%p 가까이 급증한 수치로 서울 아파트 5채 가운데 1채는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된다는 의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소형(전용 60㎡ 이하)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은 7억3982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6억817만원) 대비 21.6% 증가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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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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