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생산량 16년만 최저치인데.. 르노삼성 노조, 파업투표 돌입

민서연 기자 2021. 2. 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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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1일부터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이 해를 넘겨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사측이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자 노사 간 갈등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3월 닛산 로그의 계약이 끝나며 수출 물량과 생산량이 급락한 상황이다.

전문가들도 노조가 르노삼성차의 현상황을 좀 더 고려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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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1일부터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이 해를 넘겨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사측이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자 노사 간 갈등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노조는 이날부터 내일까지 이틀간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이번 찬반투표가 가결되면 노조는 곧바로 파업에 나설 수 있다. 노조는 지난해 10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쟁의조정 중지결정을 받아 쟁의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쟁의권 획득 후 노조는 '수출을 앞두고 있는 XM3의 생산차질을 염두에 두고 파업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공정.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국내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타결하지 못했다. 지난달 7일 새해 첫 협상을 진행한 후 지금까지 본협상을 3차례 진행했으나 노사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여기에 경영효율화 방안에 따라 르노삼성의 직영서비스점인 일산 테크노스테이션(TS)을 매각하고 희망퇴직을 접수받기 시작하면서 노조가 또다시 파업권을 꺼내든 것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3월 닛산 로그의 계약이 끝나며 수출 물량과 생산량이 급락한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까지 더해져 르노삼성차는 8년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내수 9만5939대, 수출 2만227대를 판매했다. 내수와 수출을 더한 판매량을 기준으로 보면 16년만의 최저치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5사 중 생산량 감소 폭도 가장 컸다. 2017년 26만4037대, 2019년 16만4974대를 생산했던 르노삼성은 지난 한 해 11만4630대를 생산했다. 전년 대비 30%이상 생산량이 떨어졌으며 2004년 8만906대 이후 가장 적었다. 한국GM과 회생절차를 앞둔 쌍용차의 생산량 감소폭은 20% 안팎이다.

르노삼성자동차 10년간 내수 수출 생산량 통계. /그래픽=박길우

더 큰 문제는 르노삼성차의 미래계획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신차 6대를 선보인 지난해와 달리 올해 르노삼성에는 배정된 신차가 없다. 본사로부터 XM3의 생산을 위탁받아 수출을 준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유럽시장 회복 지연으로 생산을 줄이고 있고, 이마저도 노조의 파업위기로 지속생산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본사의 생산전략에서 배제돼,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모빌리티 계획도 전무한 상태다.

임단협 불발과 희망퇴직 시행 이후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사측의 구조조정을 박살내자"고 촉구하고 있다. 노조는 투표를 앞두고 희망퇴직 관련 면담 내용을 녹취하고 조합에 넘기라는 대응지침을 조합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노조 내부에서도 이같은 강경파 노선에 대한 갈등으로 분파가 갈라지면서 르노삼성차 노조는 현재 4개에 이른다. 쌍용차 노조가 수년째 무분규타협에 앞장서고 한국GM이 대외상황을 고려해 지난해 말 극적 타결을 이룬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도 노조가 르노삼성차의 현상황을 좀 더 고려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GM이나 르노삼성은 결국 본사로부터 물량을 받아와야 하는 입장이라 한국지사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잦은 파업은 생산기지로서 부산공장의 장점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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