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G> 16년을 이끈 메르켈의 힘
[EBS 뉴스G]
박민영 아나운서
오늘 뉴스G는 어떤 소식 준비되어 있나요?
서현아 기자
16년 동안 독일을 이끈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올해 정계를 떠납니다.
폭넓은 지지와 장기 집권의 근간이 된 메르켈 총리 특유의 리더십은 코로나19 위기에서도 빛을 발휘했는데요.
오랜 기간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비결, 뉴스G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올해 9월 정계 은퇴를 예고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2005년 독일 역사상 최연소 총리이자 첫 여성 총리로 선출된 이후 4연임에 성공하며, 지난 16년간 독일을 이끌어왔습니다.
취임한 지 1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자랑하는 그는 지난 해 11월 공영방송 ARD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74%를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는 ‘최초’라는 타이틀이 유독 많았습니다.
여성이, 동독 출신이, 이공계 출신이 총리가 된 것은 독일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죠.
정치 노선과 관계없이 사안마다 실용적으로 접근하고, 다른 의견에도 세심히 귀 기울이는 포용적이고 유연한 그의 정치 스타일은 독일 국민의 마음을 파고들었습니다.
취임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3년 유럽 재정위기, 2015년 난민위기 등 국내외 난제들을 해결하며 줄곧 위기 속 리더십을 발휘해온 모습은 독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요.
실용과 이성에 기반한 메르켈의 리더십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더욱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G7 정상 중 유일하게 이공계 출신인 그는 모든 사안을 의학계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그 내용을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공유했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생각한 메시지는 비현실적인 호언장담보다 국민들에게 큰 믿음을 주었죠.
앙겔라 메르켈 / 독일 총리(2020년 12월 9일)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590명의 생명을 대가로 치른다는 건 나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지난 연말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코로나 빚’을 지고, 2년 뒤부터 갚아나가겠다”며 적자재정 필요성과 상환계획까지 밝히고 이해를 구했습니다.
근거 없는 희망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국민과 정부가 힘을 모아 현실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메르켈 총리는 독일인들에게 ‘무티’, 엄마라는 애칭으로 불립니다.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배려와 포용으로 신뢰를 잃지 않는 메르켈의 '무티 리더십'은 그가 독일을 넘어 세계적 지도자로 거듭나게 된 힘의 원천입니다.
그 힘은 코로나 위기에도 어김없이 빛을 발했지만, 여전히 섣부른 낙관은 경계해야한다고 그는 얘기하는데요.
이제 독일은 포스트 메르켈 시대를 꾸려갈 새로운 리더십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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