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희 "여성이라고 가산점? 옹색해..나경원 받아도 난 안 받아"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경선 과정에서 여성가산점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조 구청장은 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나경원 후보가 (여성가산점을) 끝까지 받겠다고 해도 저는 제 소신이기 때문에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 후보는 처음 비례대표로 여성할당제로 정치를 시작해 우리당 최초로 원내대표라는 유리천장을 뚫었다. 저도 구청장 선거에 나올 때 여성 우선 할당제로 혜택을 받아 서울시 최초의 여성 부시장으로 나름 유리천장을 뚫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조로 치면 저희 두 사람은 귀족 노조”라면서 “그래서 우리가 과감하게 기득권을 포기할 때 앞으로 새로 정치권에 들어오는 젊은 후보들에게 여성가산점제를 더 줘야된다고 주장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조 구청장은 “서울시민이 여성이라고 표 두개 주고 남성이라고 하나 주는 것이 아니다. 안철수 후보랑 단일화 할 때 여성가산점제를 달라고 할 수 없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기초나 국회의원 선거나 장관에는 여성 할당이 필요하다”면서도 “1000만 서울시민의 생명과 재산, 안전을 책임지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끝까지 생물학적 여성이라고 인센티브를 받아야 된다는 건 조금 옹색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승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제안했다.

또 당 중앙여성위원장이 두 후보를 향해 여성가산점을 받으라고 촉구한 데 대해선 “중앙당 여성위원장이 나 후보와 친하다”며 “(나 후보를 고려한 발언으로) 오해가 될 수 있으니 이런 문제는 대리전이 아니고 당사자인 나 후보가 직접 입장을 밝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편 김숙향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장은 조은희 구청장과 나경원 전 의원에게 여성가산점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 가산은 여성 후보 개인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취지에서 주어지는 것”이라며 “조은희 후보의 ‘가산점 포기’ 말씀은 얼핏 듣기엔 멋지게 들리지만, 여성 당원들과 여성 정치 신인 그리고 아직도 사회에서 여성들에게 불이익을 당하는 분들을 생각하면 쉽게 던질 수 있는 말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성 후보들이 포기하는 여성가산점이 사회 곳곳에서 약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그 누군가의 20%이고 10%라는 것을 잊지 마시라. 여성 가산점을 포기하지 마시고 기필코 받으실 것을 당부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재길 (zack0217@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