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담소] "아이 엄마는 아토피라고 했지만 아동학대 상처 같은데, 신고 해도 될까요?"
YTN라디오(FM 94.5)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1년 2월 1일 (월요일)
□ 출연자 : 임이랑 변호사
- 신고 의무자는 아동학대 의심이 들면 바로 신고 해야 해.. 아동학대 판단은 수사기관과 법원이 하는 것
- 아동학대 신고자의 인적사항 공개 및 언론보도 못하는 비밀 보장 규정 있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화나고, 답답하고, 억울한 당신의 법률고민, 함께 풀어볼게요. 임이랑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임이랑 변호사 (이하 임이랑): 네 안녕하세요.
◇ 양소영: 오늘은 임이랑 변호사님과 함께 아동학대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오늘 준비된 사연 만나보고, 계속해서 이야기 나눠볼게요. "저는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입니다. 저희 반에는 빵긋빵긋 잘 웃는 예쁜 아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아이가 잘 웃지도 않고 피부에 붉은 상처 같은 게 보입니다. 아이를 퇴원시키면서 어머니께 지나가듯 상처에 대해 물었는데 '아토피'라며 별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아토피 때문에 생긴 상처 같지 않아 보입니다. 아동학대가 의심되는데요. 이 정도 정황만으로 제가 신고를 해도 될까요? 제가 신고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 보복을 당할까봐 두렵습니다."이렇게 사연주신 분처럼 예전에는 내가 남들의 사생활에 간섭하는 게 아닌가, 너무 오지랖이 넓은 게 아닌가라고 해서 그냥 넘어가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최근에 온 국민의 분노를 샀던 정인이 사건 이후에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하고 더군다나 보육교사 같은 경우 신고 의무자잖아요. 이렇게 사연 주신 분들에게 정리를 부탁드릴게요.
◆ 임이랑: 사실 저도 요새는 아파트 윗집 아이가 오래 울기만 해도 신고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정인이 사건이 트라우마로 남은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고민하는 것과 사연자분께서 보육교사이다 보니 그런 고민을 하는 것은 법적으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아동학대처벌법상 신고 의무 규정 때문인데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2항은 아동을 직접 접하는 직업군을 몇 개 정해놓고 그분들이 아동학대 범죄의 의심이 있는 경우 즉시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학교 교사, 학원 강사, 어린이집 보육 교직원 등 직무상 아동을 접하는 직업군들인데요, 의료인과 119 구급대원까지 모두 신고 의무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 양소영: 사실 그러다 보니 어떤 입법안은 전 국민을 신고 의무자로 하자는 게 있었는데 그건 현실적으로 어렵고요. 그럼 이렇게 신고 의무가 있는 분들은 확실히 아동 학대인지 여부가 아니고 불분명해 보이는 경우, 의심이 드는 경우에도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까?
◆ 임이랑: 그렇습니다. 사실 아동 학대인지 아닌지는 수사기관이 수사를 해봐야 아는 거고 법원이 판단을 해봐야 아는 것이기 때문에 신고 의무자이신 분은 의심이 들면 그냥 신고를 해주셔야 합니다. 만약 신고의무자가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 양소영: 그럼 신고를 했다가 괜히 내가 보복당하는 게 아니냐고 고민을 하시는데요. 신고하는 사람에 대한 비밀 보장이 됩니까?
◆ 임이랑: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를 신고한 사람의 인적사항 또는 신고인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거나 공개 또는 보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를 어길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양소영: 네. 이렇게 처벌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밀이 누설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이런 경우는 어떻습니까?
◆ 임이랑: 실제로 제 의뢰인도 이런 일을 겪으셨는데 경찰관이 학교에서 신고가 들어왔다고 콕 집어서 말을 해서 교사가 된통 당한 사연도 있었고요. 또 뉴스에서도 보면 어떤 경찰분께서 의료기관을 거론해서, 그 의료원에서 신고가 들어왔다고 말하는 바람에 그 의료진께서 부모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것들은 수사기관이 명백한 실수를 한 거고, 잘못을 한 거기 때문에 이런 신분 노출의 우려 때문에 학대를 당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아이를 보호하는 일에 망설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양소영: 그럼 선생님이 겪은 사안에서 실제로 그 비밀을 누설한 경찰관에 대해서 고발을 하거나 처벌을 구하거나 그렇게 하셨습니까?
◆ 임이랑: 저는 의뢰인에게 강력하게 권했는데 아무래도 선생님께서 마음이 약하셔서 경찰관을 처벌하고 싶지 않다고 하셔서 그냥 내부의 가벼운 징계로 마무리되긴 했었습니다.
◇ 양소영: 서로 주의를 하고 보호해야 신고를 하죠. 결국에는 이게 다 아이를 보호하는 일이니까요. 서로 그런 절차를 지켜야할 것 같습니다. 정인이 사건 같은 경우 세 번이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음에도 막지 못했는데 이렇게 징후가 명백한데도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흔한가요?
◆ 임이랑: 그건 아닙니다. 사실 저도 정인이 관련 기사를 읽으면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부분이 수사기관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대처 부분인데요, 요즘에는 아동 학대인지 애매한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만 접수되어도 바로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찾아와 조사를 하고요. 경찰도 바로 수사에 착수합니다. 증거가 없고 아동의 진술만 있어도요. 그런데 도대체 이 사건에서는 어째서 이렇게 명백한 아동학대 증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 번의 신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가 안 된 건지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 양소영: 그래서 이 사연 같은 경우 저희도 아동학대 관련해서 여성변호사회에서도 특위를 꾸려서 사건을 진행하기도 하고 의견을 내기도 하지만 최근 변호사님 말씀처럼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도 열심히 하시곤 하는데 어떻게 이 사건이 이렇게까지 숨겨질 수 있는가. 그래서 이제 가해자 측의 어머니, 친정어머니가 어린이집 원장이었던 것이 어떤 역할을 하고 그 지역의 유지였다고 본 그런 지위들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조금 밝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이것 자체도 일반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이 기회에 이와 관련해서 많은 분들이 신고하고 신고자들의 신분이 보호되고, 경찰관분들도 조금 더 신고자들에 대한 신분을 보호해야 만 이게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걸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오늘은 임이랑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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