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택시' 움직였나..경찰 "의혹 확인 중" 되풀이

[파이낸셜뉴스]

/사진=뉴스1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봐주기 수사' 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인 경찰 진상조사단이 서초경찰서 담당자의 휴대폰·PC·통신 자료를 분석 중이다. '블랙박스 영상에 택시가 움직이는 장면이 담겼다'는 택시기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장하연 서울경찰청장은 1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초서 경찰 8명, 택시운전사, 블랙박스 업체 대표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서장, 과장, 팀장, 담당자 휴대폰과 PC, 통신자료 등에 대한 포렌식 분석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포렌식 작업이 진행 중인 관계로, 조사 종료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경찰은 진상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다만 이달 중 예정된 2월 징계위원회에 포함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설 이전에 징계위원회가 열리는데, 이전까지 진상조사위의 결론이 나올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당시 상황이 담겨있는 영상에 택시가 움직이는 장면이 포함됐다'는 피해자 택시기사 A씨의 주장의 진위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A씨는 지난달 30일 한 방송을 통해 "차를 한 쪽에 대기 위해 2~3m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9일 경찰은 해당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으나, 영상의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후 나온 A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별도의 설명은 없는 상황이다.

장 청장은 "영상 분석이나 당시 사건 접수, 수사 종료까지 과정이나 결과 모두 진상조사단의 주된 조사대상"이라며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6일 A씨는 이 차관에게 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같은달 11일 휴대전화에 촬영된 블랙박스 영상을 담당 수사관이었던 서초경찰서 소속 B경사에게 보여줬지만, B경사가 이를 "못 본 것으로 하겠다"고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 사실을 일부 사실로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이 차관을 단순 폭행죄로 내사 종결해 논란이 일고 있다. 폭행 당시 택시가 운행 중인 것으로 보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폭행죄를 적용했어야 했다는 의견이 나오기 때문이다.

해당 죄를 적용하면 피해자가 원치 않더라도 혐의가 인정될 시 기소되기 때문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 경찰이 '봐주기 수사'를 편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에 당시 A씨의 택시가 '운행 중'이었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A씨의 주장대로 이 차관의 폭행 당시 택시가 움직이고 있었다면, 경찰이 '부실 수사'했다는 비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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