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 소장품의 재구성 '오픈 해킹 채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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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싱그러운 나무와 백합이 가로 6m가까운 길이의 캔버스위에 펼쳐져있다.
이 작품 소장처인 서울시립미술관 수장고 창고에서 이를 꺼내온 이는 작가 구수현이다.
미술관이 올해 첫 전시로 개막한 '컬렉션-오픈, 해킹, 채굴'은 외부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 소장 작품 컬렉션을 재구성하도록 한 것이 남다르다.
근현대, 회화, 조각·설치, 뉴미디어, 사진, 사회적 미술, 동시대성의 빠른 포섭,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 도시서울 9개 연구 범주로 각자 채굴한 결과물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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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제주의 싱그러운 나무와 백합이 가로 6m가까운 길이의 캔버스위에 펼쳐져있다. 50년간 자연그림을 그려온 한국화 작가 김보희의 'Towards(2008)'다. 이 작품 소장처인 서울시립미술관 수장고 창고에서 이를 꺼내온 이는 작가 구수현이다. 그는 이 그림앞에 3개의 향을 담은 투명 호리병을 비치해놨다. 관람객은 그림을 보며 어울리는 향을 고르면 된다. 당연히 정답은 없다. 홍차에 적신 마들렌 과자의 냄새를 맡고 어린 시절 회상을 시작하는 마르셀 프루스트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인공처럼 돼보는 것일 뿐. 향기를 통해 지금 바라보는 것을 기억속에 저장하는 시간이다. 이런 체험을 지금 서울 서소문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서 할 수 있다.
미술관이 올해 첫 전시로 개막한 '컬렉션-오픈, 해킹, 채굴'은 외부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 소장 작품 컬렉션을 재구성하도록 한 것이 남다르다. 회화, 설치, 뉴미디어 등 90여점이 전시돼있다. 구수현의 작품은 '해킹'에 해당한다. '해킹'은 작가와 시민이 참여해 만드는 프로젝트다. 그는 기다란 두대의 스피커사이에 노랑풍선을 조용히 공중에 멈춰세워 놓은 설치작품(김영섭의 '노랑풍선 2013') 앞에도 향을 3개 구비해뒀다. 관람객들은 마찬가지 체험을 하면된다. 구수현은 '오 다흐 꽁떵포헝 키트'에 이 향들을 담아 원하는 관객들에겐 우편배송을 한다.
9명의 전문 연구자들은 소장품에서 새로운 가치를 '채굴'하는 작업을 했다. 근현대, 회화, 조각·설치, 뉴미디어, 사진, 사회적 미술, 동시대성의 빠른 포섭,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 도시서울 9개 연구 범주로 각자 채굴한 결과물을 전시했다. 김구림의 '공간구조 69', 나현의 사진 작업 '난지도 15', 정소영의 설치품 'Ink Drop' 등에 비평을 붙였다.
'오픈' 프로젝트의 주체는 미술관이다. 내부용 온라인 소장품 관리시스템을 공개, 미술관의 재미난 속살을 보여준다. 미술관 소장품중 제작연도가 가장 오래된 작품은 무엇일까. 근대기 화가 이종우가 프랑스에서 지내던 시절 금발의 여성을 그린 1926년작 'mece R 초상(노랑머리)'가 답이다. 소장품중 구입가가 가장 높은 작품 1등과 2등은? 서소문 본관 로비에 설치된 백남준의 '서울랩소디(2001)', 한국추상 1세대 작가 유영국의 'Work(1967)'가 가장 값나갔다. 미술관의 첫번째 소장품으로 온라인 관리시스템 1번에 등록된 작품은? 전통회화의 현대화를 이뤄낸 박생광의 '무속(1985)'이다. 전시는 4월11일까지.
jins@fnnews.com 최진숙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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