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빅테크 공룡' 제어 시급성

유회경 기자 2021. 2. 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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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y Hungry, Stay Foolish."

스티브 잡스 미국 애플 창업자가 2005년 스탠퍼드대에서 행한 명연설 마지막을 장식한 문구다.

잡스가 남긴 명언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실상은 1960년대 히피들의 정신적 지주 스튜어트 브랜드가 만든 '홀 어스 카탈로그(지구백과)' 폐간호에 실린 마지막 메시지를 인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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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회경 산업부 부장

“Stay Hungry, Stay Foolish.”

스티브 잡스 미국 애플 창업자가 2005년 스탠퍼드대에서 행한 명연설 마지막을 장식한 문구다. 의역하면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무모해도 좋으니 새로운 것을 배워라’로 해석할 수 있다. 잡스가 남긴 명언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실상은 1960년대 히피들의 정신적 지주 스튜어트 브랜드가 만든 ‘홀 어스 카탈로그(지구백과)’ 폐간호에 실린 마지막 메시지를 인용한 것이다. 지구백과는 샌프란시스코 부근에 폭넓게 형성됐던 히피 공동체 생활에 필요한 물품 목록을 소개하는 모음집이었다. 잡스는 지구백과를 자신이 속한 세대의 바이블이라고 한껏 치켜세운다. 히피들을 독자로 한 책자다 보니 반(反)문화적 성향이 다분했다. 또, 브랜드는 기술로 세상을 치유하며 인류를 하나의 초월적 네트워크로 묶자고 주장했는데 잡스 등 실리콘밸리 1세대들이 이에 열광했다. 이런 흥미로운 꿈은 후에 독점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변질됐다고 ‘생각을 빼앗긴 세계’의 저자 프랭클린 코어는 지적한다.

2010년 이후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등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기업들은 플랫폼 기업 또는 빅테크(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대형 정보기술(IT) 회사)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전환 흐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을 거치며 이들은 매년 경신하는 깜짝 실적,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시장 영향력 등 이른 시간 안에 전 세계 경제 선두에 올라섰다. 웬만한 국가는 가볍게 뛰어넘는 수준이 됐다. 실리콘밸리 문화도 다소 변했다. 무정부주의적 성향, 독점에 대한 선호 등 기존 문화에 신자유주의적 이념까지 결합되면서 국가 차원에서 다루기 힘든 ‘기업 이상의 존재’가 돼 버렸다.

실리콘밸리 빅테크들은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계속 늘려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 개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일반 기업에 비해 더 클 수밖에 없다. 영향력이 커진 이들은 각국의 정치 영역에도 천연덕스럽게 개입한다. 가령 2016년 미국 대선 과정에서 영국의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 사용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뒤 정보를 가공해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선거 캠프에 전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20년 미국 대선 이후 트위터는 선거 결과를 부정하는 트럼프 대통령 계정을 영구 삭제했고 구글과 페이스북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동영상이나 계정을 임의로 삭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네이버나 카카오는 영향력이 그에 미치지 못해 괜찮다고? 기존 미디어의 대안으로 떠오른 유튜브 동영상들이 구글 자체 판단에 따라 삭제된다면 이를 바로 시정할 수 있는 장치나 대안의 플랫폼이 존재하는지 의문이다. 경제적인 이유든 아니면 또 다른 이유든 간에 빅테크에 대한 규제는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강화돼야 한다. 이는 한국형 빅테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당분간 플랫폼 반독점이 가장 큰 경제 이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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