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막말의 달인

기자 2021. 2. 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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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막말 논쟁이 시작된 걸 보면 선거가 다가왔다는 징조다.

셋째는 이런 막말을 하고 나면 꼭 후회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4·15 총선 때는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세월호 막말 등으로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쳤는데, 오는 4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도 '역대급' 막말이 나오고 있다.

여당이 부산시장 선거 판세에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상황에서 부산 시민들을 "한심하다"고 한 막말 때문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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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정치권에서 막말 논쟁이 시작된 걸 보면 선거가 다가왔다는 징조다. 정치인 막말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첫째 이유를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싶어서라고 진단한다. 둘째는 감정 조절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지지자들의 연호에 흥분해 과도하게 감정을 표현하다가 막말로 이어진다. 셋째는 이런 막말을 하고 나면 꼭 후회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막말은 ‘공업용 미싱’이다. 최초로 여야 정권교체가 이뤄진 이듬해인 1998년 당시 김홍신 한나라당 의원은 경기 시흥 정당연설회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 사람이 죽으면 염라대왕이 잘못한 수만큼 그 사람을 바늘로 뜨는데 김 대통령과 임창열 후보는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하고 사람들을 너무 많이 속여서 공업용 미싱으로 박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서조차 비판이 나올 정도로 파장이 컸고, 김 의원 사무실로는 미싱이 배달되는가 하면 공업용 미싱을 들고 직접 찾아온 사람도 있었다.

제17대 총선이 한창이던 2004년 3월,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60∼70대는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투표를 안 해도 된다”고 했다가 따 놓은 당상인 국회의원 배지까지 내놓았다. 노인층의 반발에 정 의장은 바닥에 엎드려 사죄하고 선거대책위원장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천정배 전 의원은 야당 시절 ‘이명박 독재 심판 결의 대회’에서 “죽여 버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박근혜 정부 시절 민주당 원내대변인이던 홍익표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을 향해 “귀태(鬼胎·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의 후손”이라고 언급했다. 모두 ‘막말 계의 명문’으로 남아 있다.

지난해 4·15 총선 때는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세월호 막말 등으로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쳤는데, 오는 4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도 ‘역대급’ 막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인 박재호 의원은 지난달 29일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에서 “우리 부산에 계신 분들은 조·중·동, TV조선, 채널A를 너무 많이 봐서 나라 걱정만 하고 계시는지 한심스럽다”고 말했다. 여당이 부산시장 선거 판세에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상황에서 부산 시민들을 “한심하다”고 한 막말 때문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의원은 찾아볼 수 없고 ‘국해(國害)의원’만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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