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대표'된 최태원..SK, '경영 공백' '정치리스크' 괜찮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서울상공회의소 차기 회장직 추대에 따라 그룹 내부 경영 향배에도 관심이 쏠린다. 재계 대표 단체 수장으로서의 활동 영역이 넓어진 만큼 최 회장이 그룹 경영에 예전만큼 집중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룹 최고의사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경영체제가 이미 탄탄히 다져진 만큼 '경영 공백' 발생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것이 그룹 안팎의 중론이다. 오히려 최 회장의 재계 대표직 추대로 그의 경영철학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보다 적극적으로 끌고 갈 여건이 무르익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서울상공회의소 차기 회장에 단독 추대됐다. 아직 대한상의 의원총회 등 절차가 남았지만, 재계 인사들의 중지가 이미 모아 진 데다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함께 맡는 관례를 감안하면 그의 대한상의 차기 회장 선출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이와 관련, SK그룹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룹 총수가 재계를 대표하는 자리에 오른 만큼 내부에서는 "기대가 된다", "그룹을 비롯한 재계 전반적 목소리가 보다 선명히 전달될 것이다" 등 반응이 나온다.
재계 일각에서는 경영 공백이 우려된다는 반응도 나왔다. 대한상의 회장직의 무게감이 그룹 총수직과 병행하기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대한상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18만 회원사를 아우르는 138년 역사의 국내 최고(最古) 민간 경제단체다. 대한상의 회장은 이들의 의견을 듣고 종합해야 하는 자리다. 재계 대표 단체인 만큼 대외활동도 잦은 만큼 업무 강도가 만만치 않다. 현재 대한상의를 이끌고 있는 박용만 회장이 2016년 조카 박정원 회장에게 두산그룹 회장자리를 넘긴 뒤 대한상의 활동에 보다 전력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하지만, 정작 SK그룹 내부에서 나오는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대체로 작다. 최 회장의 경영철학을 구현하는 그룹 최고협의체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한 시스템 경영이 이미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다.
이 협의회는 △거버넌스위원회△환경사업위원회△ICT위원회△전략위원회△커뮤니케이션위원회△인재육성위원회△소셜밸류(SV)위원회 등 7개 위원회로 구성되는데, 핵심 계열사 대표들과 전략통들이 위원장을 맡는다. 각 계열사를 모아 집단지성을 통해 경영전략을 도출하고 최 회장과 소통해 그룹의 진로를 결정한다. 2016년을 전후로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와 ESG경영이라는 새 경영 비전 구체화에 주력한 한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역할을 더욱 키웠다는 것이 재계 평이다.
대한상의 회장 추대에 앞서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그룹 최초 의장직 3연임이 결정된 점도 의미심장하다. 2017년부터 그룹 2인자 격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수장을 맡은 조 의장은 최 회장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대한상의 회장직 선출에 앞서 경영공백을 최소화할 체계가 이미 닦여진 셈이다.
최 회장의 부담은 오히려 정치권으로부터 올 전망이다. 재계 대표단체 수장으로서 최 회장은 추후 정부와 정치권에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과의 이해관계도 아울러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쓴소리'도 불가피하다. 당장 논란이 거센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공정경제 3법 등에서 대한상의의 강한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비등한다. 최 회장으로서는 동시에 정치권과의 관계에도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인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굵직한 최종 결정은 최 회장이 기존처럼 하겠지만, 두 개 업무 수행으로 인한 부담은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적 가치에서 ESG경영으로 경영철학 지평을 넓힌 그룹 총수로서 최 회장의 비전이 그의 대한상의 회장 추대로 더 확산되고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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