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도 부자 곳간만 넘쳐났다 [코로나가 불러온 격차 ①자산·소득]

2021. 2. 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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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하면서 글로벌 소득·자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추락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장에 공급된 유동성으로 자산가들의 재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실물경제는 제자리 걸음만 거듭하며 서민과 빈곤층의 주머니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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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억만장자 자산 4300兆 증가
무분별 유동성·자산가격 상승 영향
2030년 빈곤 인구 5억 증가 우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하면서 글로벌 소득·자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추락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장에 공급된 유동성으로 자산가들의 재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실물경제는 제자리 걸음만 거듭하며 서민과 빈곤층의 주머니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팬데믹으로 디지털화, 자동화가 가속화되면서 이른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속화시킬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최근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은 ‘불평등 바이러스’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세계는 사상 최대의 불평등 증가를 목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가 침체 일로를 겪고 있는 가운데, 소위 ‘메가 리치’가 불리는 부자들은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에서 벗어난 반면 저소득층이 팬데믹으로부터 회복하게까지는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옥스팜은 팬데믹이 본격화된 지난해 3월 전 세계 부유한 억만장자 1000명의 자산이 70%까지 줄었지만, 같은해 11월에 다시 99.9%까지 자산을 회복한 것으로 확인했다. 또 지난해 12월까지 세계 억만장자들의 총자산은 코로나19 초기 대비 3조9000억달러(약 4300조원)이나 늘어났고,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세계 10대 부호들의 순자산은 같은 기간 5400억달러(약 595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저소득국, 빈곤층의 삶은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경제 회복의 기회조차 얻지 못한 신흥국과 저소득국가에서는 당장 약 9000만명의 인구가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세계은행(WB) 역시 팬데믹으로 인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만약 이대로 양극화가 이어진다면 오는 2030년까지 빈곤인구가 약 5억명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처럼 전세계적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킨 핵심 요인 중 하나로는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이 거론된다. 소비와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세계 중앙은행들이 쏟아부은 ‘값싼 돈’들이 주식시장 등으로 흘러가면서 자산가격만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미 전문가들은 경제 회복을 위한 무분별한 유동성 공급에 희의론을 제기하고 있다. 중앙은행들이 실물경제나 임금 상승, 일자리 창출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채, 시장에 거품만 만들어 불평등을 심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제롬 장 해겔리 스위스 연구소 수석 경제학자는 “통화정책은 붕괴된 경제를 치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라면서 “지금 선진국의 중앙은행들은 세계적인 유동성 함정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점차 산업, 근로현장의 디지털화와 자동화가 가속화 한 것도 양극화의 배경 중 하나다. 문제는 재택근무 등 코로나19 시대의 ‘뉴 노멀(New normal)’이 정착되면서 팬데믹 이후에도 누군가는 근로 기회를 유지하고,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는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코로나19는 생산과 작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불평등 증가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늘어난 자동화와 재택근무는 저숙련 저임금 노동자들로 구성된 노동시장을 더욱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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