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철' 출퇴근길 김포도시철도..이용객 불만 들끓어

윤태현 2021. 2. 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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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한번 타봐라" 볼멘소리도..원인은 수요 예측 실패
김포시, 지하철 5호선 연장·GTX D노선 유치 촉구..실현은 미지수
승객 가득 찬 김포도시철도 못 타 줄지어 선 시민들 (김포=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1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김포도시철도 고촌역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이미 이용객으로 가득 찬 전동차에 탑승하지 못해 줄지어 서 있다. 김포도시철도는 출퇴근 시간대 이용객 과밀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2021.2.1 tomatoyoon@yna.co.kr

(김포=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출퇴근 시간대 '지옥철'이 되는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에 대한 시민 불만이 들끓고 있다.

이용객 과밀화가 연일 빚어지면서 불편을 넘어 사고 직전까지 왔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지만 조속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용객 수요 예측 실패가 원인으로 드러난 가운데 김포시는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과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 D노선 유치를 정부에 촉구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승객 과밀화, 사고직전까지 와 있다"

1일 출근 시간대인 오전 7시 45분 김포도시철도 풍무역 하행선(서울 방면) 승강장(207㎡) 곳곳에서는 한숨 소리가 새어 나왔다.

100여명의 이용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승강장과 전동차에 혼잡이 빚어진 것이다.

승강장에서는 줄지어 기다리던 이용객들이 이미 승객으로 가득 찬 전동차(2량 1편성·정원 172명)에 타지 못하면서 불편이 이어졌다.

이용객 일부는 전동차에 몸을 구겨 넣으며 탑승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전동차 출입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다시 열리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전동차에서도 이어졌다.

승객들은 가득 찬 전동차에서 옴짝달싹 못 하고 사방에서 몸을 누르는 압박을 참아야 했다.

다음 역인 고촌역에서는 이미 가득 찬 전동차에 다른 이용객들이 더 탑승하면서 과밀화는 극에 달했다.

손잡이를 찾으려고 한번 손을 올리면 다시 내릴 틈이 없어 다음 역까지 계속 들고 있어야 했다.

이용객 김모(35)씨는 "김포도시철도는 이미 과밀화로 사고 우려 수준이 아니라 사고 직전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타고 싶지 않지만 빠르게 서울로 갈 수 있기 때문에 꾹 참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객 과밀화는 김포도시철도 10개 역 중 고촌역·풍무역·김포공항역 등 3곳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불편이 끊이지 않자 한 이용객 A(44)씨는 '지옥철'이 된 김포도시철도를 한번 타보는 '너가 함 타봐라 챌린지'를 제안하고 첫 대상자로 정하영 김포시장을 지목하기도 했다.

그는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김포시의 교통 문제 해소를 위해 과거 여러 번 청와대 청원이 있었지만 (답변 충족) 인원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해내야 한다"며 챌린지 동참을 호소했다.

'제발 좀 탑시다' (김포=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1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사우동 김포도시철도 풍무역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이미 이용객으로 가득 찬 전동차에 몸을 밀어 넣으며 탑승하고 있다. 2021.2.1 tomatoyoon@yna.co.kr

출퇴근 시간대 전동차 내 승객들 못 움직일 정도

이용객 과밀화는 출퇴근 시간대 수요 예측 실패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2019년 9월 개통한 김포도시철도는 2량 1편성으로 운행하는 완전 무인 전동차로 총 23편성으로 구성됐다.

김포시는 애초 도시철도 사업 기본계획 때 일평균 최대 이용객을 8만8천900명으로 산정해 전동차 편성과 량 수를 결정했다.

현재 일평균 이용객은 6만여 명으로 애초 산정 수치보다 2만여 명이 낮다. 현행 전동차 편성과 량 수는 부족한 게 아닌 셈이다.

원인은 출퇴근 시간대 '전동차 혼잡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드러났다.

전동차 혼잡률은 이용객 정원을 기준으로 인원 초과 시 빚어지는 혼잡을 비율로 환산한 수치다.

정원을 모두 채우면 혼잡률은 100%가 된다. 김포도시철도는 정원 172명이 탑승할 때 이 수치가 나온다.

김포시는 애초 도시철도 기본계획 때 2021년 혼잡률이 150%(23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혼잡률 150%는 1㎡당 이용객 4.5명이 머무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4∼5명이 서로 간격을 두고 제자리에서 돌거나 움직일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출퇴근 시간대 전동차 내 이용객들은 움직일 수조차 없다. 수요 예측이 틀린 셈이다.

김포시가 철도 개통 이후 진행한 수요 예측 조사에서도 올해 혼잡률이 185%까지 상승한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대책 추진에 상당 기간 소요…불편 한동안 이어질 듯

김포도시철도는 총 23편성 중 평소 적게는 10편성, 많게는 20편성까지 운행한다.

3편성은 늘 운행하지 않고 2편성은 정비하며, 1편성은 비상용으로 남겨둔다.

김포시는 우선 비상용 1편성을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큰 도움은 안 되지만 당장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겠다는 심산이다.

그러나 이 방안은 비상용 전동차를 사용하는 것이어서 사고 등 돌발상황 시 대책 재수립 등 전체 운영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해서 시행까지 2∼3개월이 걸린다는 게 김포시의 설명이다.

김포시는 5편성을 증차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데 이 역시 전동차 제작 기간(3년) 등을 고려하면 2024년 하반기에나 투입할 수 있어 인내가 필요하다.

대신 김포시는 장기적 대안인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과 GTX D노선 유치를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이는 김포도시철도에 몰린 수요를 분산해 불편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출퇴근 시간대 김포도시철도는 때에 따라 혼잡률이 200%를 넘어 280%까지도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갈수록 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이어서 정부에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과 GTX D노선 유치를 촉구하는 한편 고속버스 노선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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