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밀한 묘사..중후한 색채 조화.. 뒤러와 윤두서 자화상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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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엽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그림으로 인정받는 중견 화가이다.
성인(聖人)이 들고 있는 살가죽에 흉측한 몰골의 자화상을 그려 넣은 미켈란젤로.
알브레히트 뒤러의 '1500년의 자화상'은 화가가 예수의 모습으로 자신을 그리며 창조자로서의 자존심을 새긴 작품.
전 작가는 "뒤러 자화상과 비교해 손색이 없는 게 조선 선비 화가 윤두서의 작품"이라고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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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준엽 ‘데칼코마니 미술관’
한국 전통미술 - 서양 명작 비교
전준엽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그림으로 인정받는 중견 화가이다. 한국적 서정이 깃든 그의 그림은 최근 경매 시장에서 인기다.
그의 책 ‘데칼코마니 미술관’(중앙북스)은 우리 전통 미술에 대한 자부심을 담고 있다. 서양 미술사의 명작을 소개하며 예술 감각과 창의력에서 비견할 만한 우리 작품을 함께 다룬다.
자화상을 주제로 한 첫 글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에 있는 자화상이 등장한다. 성인(聖人)이 들고 있는 살가죽에 흉측한 몰골의 자화상을 그려 넣은 미켈란젤로. 신의 심판 앞에서 속죄하는 의미를 담았다는 게 작가 해석이다. 여기에 조선시대 화가 정선의 ‘독서여가(讀書餘暇)’에 있는 자화상을 짝으로 내세웠다. 전 작가는 ‘독서여가’의 구도를 분석하며 곡선의 이완과 직선의 긴장이 기막히게 어울려 있다고 봤다.
알브레히트 뒤러의 ‘1500년의 자화상’은 화가가 예수의 모습으로 자신을 그리며 창조자로서의 자존심을 새긴 작품. 치밀한 묘사와 세련된 구성, 중후한 색채 조화로 걸작 반열에 올라 있다. 전 작가는 “뒤러 자화상과 비교해 손색이 없는 게 조선 선비 화가 윤두서의 작품”이라고 단언한다. 눈썹 한 올, 수염 터럭까지 세밀하게 그려냈을 뿐 아니라 눈동자 등을 과감하게 강조해 정신을 담아냈다는 것이다. 40여 작품을 소개한 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화가는 조선의 화가 신윤복. 전준엽은 “성리학의 나라에서 신윤복이 나온 것은 기적”이라고 썼다. 서양 미술사에서 인상주의 화가들이 다뤘던 유흥문화를 훨씬 이전에 다루며, 색채와 조형 감각에서 천재성을 과시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류가 창조한 조각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삼국시대 불상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에 대한 작가의 찬탄이다. 생각이라는 추상적 주제를 미륵보살의 신비한 미소, 유려한 선으로 절묘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예술성 높은 조각 작품으로 대접받는 동안 그보다 1200여 년 전 만들어진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불교의 유물 정도로 인식돼왔다는 점이 안타깝다.” 그가 고려 불화 ‘수월관음도’와 조선시대 ‘산신도’의 빼어난 예술성을 강조하는 것도 그런 안타까움 탓이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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