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가서도 '막말' 파문..트럼프는 막말 의원에 '격려 전화'

2021. 2. 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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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총기 난사 사건 피해자에게 "겁쟁이".."오바마 교수형" 주장에 동조

[전홍기혜 특파원(onscar@pressian.com)]
'하이힐을 신은 트럼프'라는 별명을 가진 공화당 하원의원 마저리 테일러 그린(조지아 14선거구)의 충격적인 과거 발언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린 의원(이하 직함 생략)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 다수가 믿는 음모론인 '큐어넌' 신봉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하원의원 선거 운동 과정 때부터 극단적인 정치적 입장과 발언으로 자질 논란이 일었다. 그는 지난해 말 의원으로 당선된 이후에도 난민 출신인 민주당 일한 오마 하원의원에게 "오빠와 결혼했다"고 근거 없는 비난을 하기도 했다.

총기 사고 피해자에게 "겁쟁이"..."펠로시 머리에 총을", "오바마 교수형" 주장에 동조

최근 언론 취재를 통해 드러난 그린의 과거 발언은 한참 도를 넘었다. 특히 그는 2018년 플로리다의 파크랜드 고등학교 등 일부 학교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거짓 깃발"이라는 주장에 동조했다. 또 2019년 파크랜드 총기 난사 사건의 생존자인 데이비드 호그 씨가 총기 규제 법안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을 찾았을 때, 그린은 호그 씨를 뒤쫓아가면서 그를 비난하고 괴롭히는 동영상도 보도됐다. 그는 호그 씨에게 계속 총기 규제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하면서 그를 "겁쟁이(coward)"라고 비난했고, 학교 총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학교에 총을 가진 경비요원을 상주시키는 등 "더 많은 총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그린은 또 2019년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어떻게 해임할 것인가를 논의하면서 "머리에 총을 쏘는 게 더 빠를 것(a bullet to the head would be quicker)"이란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그린은 다른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처형"에도 동조했다. 그는 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칭하며 "그들을 교수형(hanging) 시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우리는 인내해야 한다. 완벽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보적인 판사들이 풀어줄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CNN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또 그린이 지난해 11월 3일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일주일 전에 찍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린은 "만약 우리 세대가 자유를 수호하고 지키려 하지 않는다면 사라진다...당신은 피를 대가로 치러야만 당신의 자유를 다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있었던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무장 난입을 떠오르게 하는 발언이다.

공화당, 교육노동위원회에 그린 배정...민주당 의원 "그린 의원직 제명 결의안 제출할 것"

그린의 발언이 더 문제시 되는 이유는 공화당이 상임위원회를 정하면서 그를 교육노동위원회로 배정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격렬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펠로시 의장은 28일 "그린이 샌디 훅 초등학교, 파크랜드 고등학교에서 어린 학생들이 죽는 것을 조롱했을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라고 그린 발언에 대해 문제제기하면서 "이번 사태에 대해 하원의 공화당 지도부가 어린이들의 죽음을 어느 정도 무시하고 있는지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공화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민주당 지미 고메즈 의원(캘리포니아)은 더 나아가 그린의 의원직 제명에 대한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의원직 제명은 재적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하원의원 435명 중 290명이 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실제 통과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린의 발언에 대해 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은 침묵하고 있다.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인 케빈 매카시 의원은 "다음 주에 그린을 만나 대화할 것"이란 입장만 밝혔다. 공화당 내에서도 교육노동위원회 배정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화당 롭 포트먼 상원의원은 31일 CNN과 인터뷰에서 공화당 지도부가 그린의 발언에 대해 "강력한 대응이 있어야 한다"며 교육위원회 배정 박탈이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찬성했다.

그린 "절대 사과하지 않겠다...트럼프도 전화로 지지"

그린은 30일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판에 "절대 사과하지 않겠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와 '위대한' 통화를 했다며 "(트럼프의) 지지에 너무 감사하고 더 중요한 것은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에 100% 충성하기 때문에 미국 국민들도 그에게 절대적으로 100% 충성한다"고 밝혔다.

그린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매카시 원내대표는 지난 30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무르고 있는 트럼프를 만났다.

▲ 마러지 테일러 그린 의원.ⓒ AP=연합뉴스

[전홍기혜 특파원(onscar@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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