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펠러 후계자들이 뭉친다.."엑손모빌·셰브론 합병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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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양대 정유업체 엑손모빌과 셰브론이 지난해 말 합병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정유업계에는 크고 작은 규모의 인수·합병(M&A)이 대거 이뤄졌다.
이와 관련, 마이크 워스 셰브론 CEO는 지난달 29일 실적발표 이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기업간 합병은 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대규모 합병은 과거에도 있었다"며 "시간만이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합병시 연간 자본 지출을 100억달러, 관리비용 150억달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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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양대 정유업체 엑손모빌과 셰브론이 지난해 말 합병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석유왕’ 존 록펠러의 후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손을 잡는 양상이다. 성사시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 이은 세계 2위 규모의 정유회사가 탄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가총액은 3500억달러(391조1250억원)를 넘고, 하루 원유와 가스 생산량은 약 70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양사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발생 직후 원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가 줄 것이란 우려에 합병을 논의했다고 한다.
당시 논의는 초기 단계에 불과했고 현재 진행 중인 것도 아니지만, 두 회사 모두 상당한 재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 합병 이야기가 다시 나올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엑손모빌은 지난해 3분기까지 20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고, 셰브론은 지난해 4분기 55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이들의 부채 규모는 각각 690억달러, 350억달러다.
합병이 성사되면 스탠더드오일의 뒤를 잇는 거대 정유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록펠러가 세운 스탠더드오일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미국 석유 산업을 독점한 기업이다. 공격적인 합병으로 경쟁자들을 물리쳐 1880년 미국에서 생산되는 석유 90~95%의 정유를 처리했다.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스탠더드오일의 뿌리이기도 하다. 스탠더드오일이 계열사를 통합해 출범한 스탠더드오일트러스트에서 파생됐다. 스탠더드오일트러스트는 1911년 미국 최초의 독점금지법인 셔먼법 위반으로 해체됐다.
자본주의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합병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아직까지 그 타이틀은 영국 보다폰의 독일 만네스만 인수가 쥐고 있다. 보다폰은 2000년 1800억달러에 만네스만을 사들였다.
시장에서는 오래 전부터 업계가 통합해 비용을 절감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친(親)환경으로 눈을 돌리면서 산업의 존폐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합병이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위기 의식마저 조성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정유업계에는 크고 작은 규모의 인수·합병(M&A)이 대거 이뤄졌다. 셰브론도 50억달러를 투자해 노블에너지를 인수했다.
이와 관련, 마이크 워스 셰브론 CEO는 지난달 29일 실적발표 이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기업간 합병은 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대규모 합병은 과거에도 있었다"며 "시간만이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합병시 연간 자본 지출을 100억달러, 관리비용 150억달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두 회사가 이미 합병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석유 산업에 우호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 때 합병을 추진했다면 일이 훨씬 수월했을 것이란 아쉬움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을 행정부 최대 과제로 꼽고 있어 반(反)독점 규제 등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7일 연방정부 소유 토지와 수역에서 석유·가스 시추를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편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재생에너지 등에 따로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 대신 원유와 가스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향후 수십년간은 전 세계가 화석 연료를 필요로 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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