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K' 대중음악사 매력적으로 쓰는 법 [TV와치]

석재현 2021. 2. 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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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예능 '아카이브K'는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마성의 힘을 지녔다.

'아카이브K'도 한국 대중음악 황금기로 일컫는 1990년대 음악을 소환해 그 시절 감성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한국 대중음악 역사를 재미와 감동, 유익하게 정리하려는 시도만으로도 '아카이브K'가 지닌 가치는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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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석재현 기자]

SBS 예능 '아카이브K'는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마성의 힘을 지녔다. 어렵다는 재미와 감동, 유익한 정보까지 놓치지 않고 전달하고 있어서다.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이하 '아카이브K')는 전설의 가수들이 대한민국 대중음악 역사를 라이브, 영상, 토크로 기록하는 초대형 다큐 음악쇼다. K팝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데 반해 그동안 거쳐온 역사들을 정리한 사료들이 없었고, 이를 정리하겠다는 의도로 시작했다.

총 7개 주제로 나눈 '아카이브K'는 현재까지 발라드, 나이트 DJ와 댄스 음악, 이태원 문나이트 클럽, 그리고 홍대 인디밴드를 선보였다. 각 주제에 해당되는 가수들이 출연해 토크를 하면서 향수를 자극하는 라이브 무대를 펼쳤다.

얼핏 MBC '무한도전' 시절 '토토가'를 기점으로 꾸준히 이어온 레트로 음악 예능으로 보인다. '아카이브K'도 한국 대중음악 황금기로 일컫는 1990년대 음악을 소환해 그 시절 감성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음악 예능과 달리 추억팔이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띠고 있다. 대중음악 역사를 기록한다는 기획의도와 이에 맞춰 독특한 테마로 분류한 만큼, '아카이브K'는 방송에 출연하는 가수들을 통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예를 들어, 발라드 편은 언성 히어로 격이었던 작사가 박주연을 조명하며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 일반 대중에게 생소한 이태원 문나이트 클럽이 1970년대 세시봉처럼 K팝 댄스 뮤직의 큰 뿌리였다는 점과 인디밴드들이 홍대에 둥지를 틀게 된 과정을 설명하는 모습 또한 흥미로웠다.

여기에 한국 대중음악의 태동과 유행, 위기 등 주요 흐름을 인터뷰에 응한 이들의 입을 통해 심도 있게 전달했다. "나 때는 말이야" 식이 아닌 음악에 향한 가수 및 관계자들의 진심과 생생한 증언이 대부분이었다. 또 어느 페스티벌에서 볼 수 없는 황금라인업이 준비한 라이브 무대로 매회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마치 복스미디어 '익스플레인' 시리즈 중 K팝 편 업그레이드 편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아카이브 구축에 필요한 대중의 집단 참여도 독려하고 있다. 하나하나 모은 자료들은 '우리가요' 사이트에 공개돼 본방송을 넘어 영역을 확장시켰다. '아카이브K'가 '그들만의 축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물론 반드시 들어가야 했는데 빠진 인물들도 있고 공들인 기획에 비해 방송 시간대나 분량에 아쉬워하는 점도 분명 있다. 하지만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한국 대중음악 역사를 재미와 감동, 유익하게 정리하려는 시도만으로도 '아카이브K'가 지닌 가치는 매우 크다.

앞으로 대학로 학전 소극장과 동아기획 사단, 그리고 K팝 테마가 남겨두고 있다. '아카이브K'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주제로 시청자들과 계속 만남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SBS)

뉴스엔 석재현 j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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