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취임식 30분 전 윤석열 '축하 방문'..법무부 "곧 인사 의견 듣는 자리 마련"
[경향신문]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취임식을 30분 앞두고 박 장관을 만나 취임을 축하했다. 박 장관과 윤 총장은 사법시험(33회)·사법연수원(23기) 동기로 지난해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설전을 벌인 뒤 처음으로 대면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9시29분쯤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들어가면서 취재진에게 “장관님 취임 축하 예방차 온 것”이라며 “취임 축하 인사 드리고 관례상 잠깐 차 한잔하고 (장관) 취임식을 하셔야 해서 특별히 깊은 얘기를 나눌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오전 9시46분쯤 나오면서는 “취임 축하 예방와서 서로 덕담하고 그러는 것”이라는 말만 남기고 떠났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박 장관의 취임식이 예정돼 있었다.
윤 총장은 검찰 인사에 대해선 “인사 얘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법무부도 “검찰총장의 방문은 취임 축하를 위한 것으로 인사에 관한 의견 청취는 예정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지난달 28일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진 서울동부구치소로 첫 출근하면서 “검찰 인사에 대해 원칙과 기준을 다듬은 뒤에 윤 총장과 만나겠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29일에는 법무부 청사로 출근해 인사 관련 보고를 들었다.
윤 총장과 박 장관의 이날 만남은 약 15분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남관 대검 차장과 심우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 배석했다. 법무부는 “박 장관은 오래 전 국정감사에 윤 총장이 증인 출석했을 당시 기억과 사법연수원 동기 등 함께 아는 지인에 대한 담소를 나눴다”며 “검찰 인사에 관한 언급은 없었으며, 조만간 인사에 관한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은 추미애 전 장관 때는 취임 나흘 만인 1월7일에 예방해 약 45분 정도 대화했다. 당시에는 김오수 차관, 이성윤 검찰국장(현 서울중앙지검장), 강남일 대검 차장(현 대전고검장)이 배석했다. 당시에도 구체적인 인사 이야기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의 방문은 지난 주말 사이 전격적으로 추진됐다. 당초 대검 홈페이지의 윤 총장 일정에도 오전 10시에 ‘신임검사 신고식’이 예정돼 있었으나 윤 총장의 예방 일정이 추가되면서 오후 4시로 미뤄졌다.
앞서 박 장관은 2013년 11월 윤 총장이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하면서 외압을 폭로한 뒤 징계를 받자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형! 형을 의로운 검사로 칭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과 검찰의 현실이 슬프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사표를 내서는 안된다. 우연히 스쳐 지났던 범계 아우가 드리는 호소”라고 적었다.
지난해 윤 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의혹을 수사한 뒤에는 적대 관계로 돌아섰다. 박 장관은 지난해 10월 대검 국정감사에서는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며 “자세 똑바로 앉으라”고 질타했다. 윤 총장은 “그것도 선택적 의심 아니냐. 과거에는 저에 대해 안 그러지 않았느냐”며 맞섰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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