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로에서] 1년, 그리고 그후

김재태 편집위원 2021. 2. 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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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이 흘러 여기까지 왔다.

국내에서 첫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꼬박 1년이 지났다.

그의 발언처럼 코로나19는 예상을 뛰어넘어 1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넘어섰고, 그 긴 시간만큼 혹독한 생채기를 우리 사회 곳곳에 남겼다.

지난 1년간 우리가 땀과 눈물로 버텨낸 시간이 그런 졸속으로 허무하게 얼버무려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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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김재태 편집위원)

긴 시간이 흘러 여기까지 왔다. 국내에서 첫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꼬박 1년이 지났다. 처음 코로나19 소식이 들려왔을 때만 해도 이 감염병 공포가 이처럼 오래 이어질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지인들과 했던 그때 그 봄의 약속이 미뤄지고 또 미뤄져 여태까지 이뤄지지 못할 줄은 정말 몰랐다.

코로나19의 시간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은 의학에 밝지 못한 일반인만의 얘기는 아닌 듯하다. 힌 감염병 전문가는 1년 전 코로나19 시작 단계에서 만났던 의료인들조차도 이 정도 팬데믹(대유행)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SNS를 통해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감염병은 항상 예상을 뛰어넘기 마련"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의 발언처럼 코로나19는 예상을 뛰어넘어 1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넘어섰고, 그 긴 시간만큼 혹독한 생채기를 우리 사회 곳곳에 남겼다. 많은 사람이 감염돼 고통을 겪었고 그중 일부는 소중한 목숨을 잃기까지 했다. 거기에 더해 경제가 흔들리면서 민생의 시름 또한 한없이 깊어졌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그 긴 시간은 다른 한편으로 그동안 우리에게 통찰하고 반성할 기회가 많았음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나타난 오류들을 통해 숨어 있는 위험들을 찾아내고 해결해 나가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충분히 축적할 시간이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최근 일부 종교단체 관련 시설에서 잇따라 나온 대규모 집단감염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방역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 적지 않음을 드러내는 것 같아 매우 염려스럽다. 실수나 실책은 누구나 저지를 수 있다. 하지만 그 잘못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채 같은 일을 반복한다면 그것은 그냥 '무능'일 뿐이다.

1월11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3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가운데 정치권에서 4차 지원금 논의가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코로나19 1년, 이제는 솔직해져야 할 시간이다. 방역에 대해 솔직하고, 백신에 대해 솔직하고, 재난지원금에 대해 솔직해져야 한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가장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민생 취약계층에게 더 솔직해져야 한다. 그동안 잘못하거나 미진했던 것이 있었다면 반성하고 그것을 만회할 방안을 찾아서 내놓아야만 한다. 그러러면 최근 정부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영업 제한 손실보상제'에 가장 적절하고 체계적인 방안이 담길 수 있도록 '공감'과 '효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관련 법·제도가 수요자를 만족시키고, 어디서든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내용을 촘촘히 구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정치적 판단을 벗어나 철저하게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하면 다수가 공감하고, 다수에게 효율적인 법·제도는 훨씬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나라는 누가 말한 '기재부의 나라'도 아니고, 청와대의 나라도 특정 정당의 나라도 아닌 국민 모두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2월 입법을 위해 국회에는 현재 10여 개의 자영업 손실보상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다고 한다. 그 법안들에 지난 1년간 축적한 데이터나 현장의 목소리, 쓰라린 경험들이 제대로 채워지지 않는다면 그 또한 이미 익숙하게 보아왔던 '무늬만 법'에 그칠 수 있다. 지난 1년간 우리가 땀과 눈물로 버텨낸 시간이 그런 졸속으로 허무하게 얼버무려져서는 안 된다. 지난 1년 동안 우리가 잃어버리고 희생했던 것들에 대해 정부와 국회가 진정으로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지, 또 그 아픔을 제대로 치유할 의지를 갖고 있는지 지켜보는 눈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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