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게임스톱의 나비효과

김소희 기자 2021. 2. 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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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닷컴' 파티가 공매도 투자자를 망쳤다. 당시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끝이 좋지 않았다."미국 헤지펀드 업계 거물데이비드 테퍼 아팔루사 매니지먼트 회장이 28일(현지시각) CNBC에서 이렇게 말했다.

게임스톱은 헤지펀드의 공매도 대상이 됐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개인 투자자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배츠'에 모인 투자자들은 게임스톱의 주가 하락을 저지하고자 게임스톱의 '적극 매수'를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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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닷컴’ 파티가 공매도 투자자를 망쳤다. 당시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끝이 좋지 않았다."

미국 헤지펀드 업계 거물데이비드 테퍼 아팔루사 매니지먼트 회장이 28일(현지시각) CNBC에서 이렇게 말했다. 1999년 닷컴 기업에 투자하는 열기가 과열됐고 이후 닷컴 버블이 터졌다는 이야기다. 최근 주가 과열 현상이 일고 있는 게임스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였다.

게임스톱은 헤지펀드의 공매도 대상이 됐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팔고 주가가 떨어지면 사들이면서 차익을 내는 매매 방식으로 주가 하락을 유발한다. 미국 개인 투자자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배츠’에 모인 투자자들은 게임스톱의 주가 하락을 저지하고자 게임스톱의 ‘적극 매수’를 결의했다.

미국 뉴욕의 게임스톱 매장. /로이터·연합뉴스

헤지펀드와 개인 투자자의 결투에서 결국 개인 투자자가 승리를 거둔 듯 하다. 게임스톱의 주가는 15일 35.50달러에서 2주 만인 29일 325.00달러로 815% 올랐다. 공매도를 구사하는 헤지펀드 시트론리서치는 이날 트위터에 "시트론리서치는 더 이상 ‘숏 보고서(매도 보고서)’를 내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장기적으로 몇 배(MultiBagger)의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항복을 선언했다.

문제는 게임스톱 결투가 전체 장을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헤지펀드들은 공매도로 인한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수록 다른 보유 주식을 팔아서 손실을 메워야 한다. 또 개인 투자자의 자금이 게임스톱에 몰리면 다른 종목의 상승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든다. 실제 29일 게임스톱이 69.16% 오르는 동안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3대 지수는 1~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난주 3대 지수는 모두 주간 기준으로 3%대 하락해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위기를 말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그러나 지난주 게임스톱 사태를 취재하면서 들었던 한 애널리스트의 말이 잊히지 않는다. "1999년에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있었어요. 공매도 전략을 구사하던 헤지펀드가 대거 파산했습니다. 그들이 보유한 물량이 그리 크지 않았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했습니다. 이듬해 주가는 고점을 찍고 닷컴 버블이 터졌거든요. 헤지펀드 파산이 금융위기로 즉결되진 않지만 전조 현상이 될 수는 있습니다. "

경제는 생물과도 같다. 개인 투자자의 승리가 모두의 패배로 귀결될 수도 있다. 헤지펀드의 파산→ 주가 급락→ 투자자 손해가 예상 가능한 절차다. ‘빚투(빚내고 투자)’가 늘어나면서 개인 투자자의 손실은 금융권까지 뒤흔들 수도 있다. 이제는 결투를 멈춰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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