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영양제' 비타민D가 코로나 감염 막는다
코로나를 이기려면 집에만 머물지 말고 밖에 나가 햇빛을 봐야 한다. ‘햇빛 영양제'로 불리는 비타민D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을 막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비타민D는 자외선 차단제 없이 20~30분만 햇볕을 쫴도 하루 필요량을 보충할 수 있다.
영국 브리스톨대의 애드리안 멀홀랜드 교수 연구진은 지난 29일(현지 시각) 독일 화학회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에 “비타민D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닫힌 구조로 유지시켜 인체 감염을 막는다”고 밝혔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표면에 돌기처럼 솟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인체 세포의 ACE-2 수용체에 결합시키고 안으로 침투한다. 스파이크가 인체 감염을 일으키는 열쇠인 셈이다. 원래 세 구성 성분이 결합해 닫힌 구조로 있다가 인체에 결합할 때는 열린 구조로 바뀐다.
◇비타민D가 스파이크에 결합, 감염 차단
연구진은 앞서 컴퓨터 가상 실험을 통해 필수 지방산인 리놀레산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해 닫힌 구조를 유지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에는 비타민 D와 K, A 등 지용성 비타민도 같은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과학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먼저 결합하거나 그 구조를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인체 감염을 차단하는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와 함께 코로나 치료제로 허가받은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이 바로 이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해 인체 감염력을 약화시키는 방식이다.
브리스톨대 연구진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신약 개발 대신, 이미 허가받은 약물이나 보조식품 중에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 있는지 찾는 연구를 진행했다. 논문 제1저자인 데보라 슈마크 박사는 “우리 연구 결과는 비타민들이 인체 면역체계를 보조하는 기존 역할보다 더 직접적으로 코로나와 싸운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비만, 콜레스테롤은 코로나 감염 촉진
멀홀랜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치료제와 비타민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같은 방식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앞으로 비타민 등의 식품 보조제의 효과를 세포 실험으로 알아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또 비만 환자가 코로나에 더 취약하다는 점과도 일맥상통한다. 슈마크 박사는 “지용성인 비타민D는 지방 조직에 축적되므로, 비만인 사람은 비타민D를 그만큼 활용하지 못한다”며 “비타민 D 부족인 사람이 많은 나라에서 코로나가 더 심했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콜레스테롤도 비타민D와 정반대 역할을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코로나 증상이 심해진다고 알려졌다.
연구진은 가상 실험을 통해 콜레스테롤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하면 비타민D와 달리 닫힌 구조를 열린 구조로 바꿔 인체 감염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슈마크 박사는 “콜레스테롤 저하제인 스타틴이 코로나 환자가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고 경증 환자의 회복 기간을 단축시킨다는 사실과 부합한다”고 밝혔다.
◇비타민D 부족하면 코로나 확진 4배 이상
비타민D가 코로나를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4일 미국 플로리다대 치과대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영양학(Nutrition)’에 “비타민D 결핍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코로나 확진 가능성이 4.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에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코대 의대 연구진이 코로나 환자 489명을 조사했더니, 비타민D가 부족한 그룹의 감염률은 22%였지만, 적정 수치였던 그룹은 12%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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