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컷] 출퇴근 시간 바글바글한데..지하철은 코로나 청정지대일까
(서울=연합뉴스) 수도권 하루평균 탑승객 약 600만 명.
코로나19 사태 이후 승객이 대폭 줄어들었지만, 지하철은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서민의 발'입니다.
그런데도 지하철 전동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는데요.
특히 출퇴근 시간에는 3밀(밀폐, 밀집, 밀접) 조건을 전부 갖추고 있어 객실 내 코로나 감염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지하철 호선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열차 한 량에 수백 명이 동시 탑승하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버스, 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은 확진자 동선이 간혹 알려지는 데 비해 지하철은 전철역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관련 정보를 알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지하철도 동선을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요청을 하고 있는데요.
불안하다는 여론이 커지자 서울시는 지난달 25일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 채취한 검체를 검사한 결과를 내놨습니다.
작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확진자가 다녀간 뒤 소독한 객차, 대합실, 승강장 등 지하철 관련 시설 총 399건 모두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소독 전 검사에서도 바이러스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게 서울시 측 의견입니다.
단 표본검사인 만큼 지하철이 코로나로부터 100% 안전하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서울교통공사도 역마다 출입문이 열리고 닫힐 때 자연 환기되고, 자체 시스템을 통해 지속적으로 내부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고 있어 마스크만 잘 쓴다면 감염 확률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코로나가 전철에서만 힘을 못 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는 등 회의적 반응입니다.
일부는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일명 '깜깜이 감염'이 지하철 객실 안에서 일어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고 있는데요.
전파 사례가 없는 게 아니라 못 잡아낸 것 아니냐는 겁니다.
좌석이 정해져 있고 띄어 앉기가 가능한 KTX 등 여객 열차, 여객기와 비교해 지하철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죠.
전문가들은 지하철 환경이 비교적 안전하지만, 마냥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는 견해입니다.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m 안에 무증상 감염자가 있을 수 있어 승객 간 거리와 객차 내에 머무른 시간이 관건"이라며 "마스크를 써도 비말이 걸러지지 않을 경우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습니다.
지하철 동선을 공개하지 않는데는 역학조사 한계 등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용객의 탑승 칸과 승하차 역 및 시각을 역추적해 조사하는 작업이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버스, 택시 역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큰 경우에만 동선을 공개했다는 설명입니다.
부산시는 그동안 확진자가 지하철을 탄 사례가 더러 있었지만, 역사 내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대부분 마스크를 잘 착용해 동선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방역 당국이 시민 동요를 우려해 일반에 동선을 알리지 않는 것 같다"고 추정했습니다.
박소연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하철 혼잡도가 높은 시간 확진자 동선은 공개하는 게 맞다"라면서도 "확진자와 같은 칸에 탄 승객까지 특정할 수 없다면 동선 공개가 크게 도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성일 교수 역시 "지하철 칸마다 CCTV로 확진자 이동 경로와 접촉자를 파악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과가 너무 떨어진다"고 지적했는데요.
지하철이 코로나 청정지대라고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전동차 내 혼잡도를 낮추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오후 9시 이후 지하철 감축 운행으로 인해 직전 시간대가 새로운 러시아워가 됐다는 말도 나오는데요.
한 감염내과 교수는 "지하철 배차 간격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고 재택근무 확대, 출퇴근 시간 분산 등도 방법으로 제시됩니다.
김지선 기자 이주형 인턴기자 최지항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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