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칠 줄 모르는 '안디옥교회발 n차 감염' 공포..어디까지 번지나

고귀한 기자 2021. 2. 1.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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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교인서 다양한 직업군까지 94명 확진
타 교회·공공기관도 뚫려..광주 최대 위기
1월 28일 오전 광주 서구 쌍촌동 안디옥교회 주차장에서 보건당국 의료진들이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1.28/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광주=뉴스1) 고귀한 기자 = 광주 안디옥교회를 매개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그칠 줄 모르고 있다.

확진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n차 감염'으로 이어지면서 방역당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교인 중엔 다양한 직업군이 포함돼 있고, 대부분이 교인으로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광주 안디옥교회 관련 확진자는 모두 94명(꿈이있는교회 12명 포함)이다.

안디옥교회에서 지난달 25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7일 20명, 28일 30명, 29일 20명, 30일 1명, 전날 8명이 잇따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중에는 안디옥교회 부목사도 포함됐고, 그의 아들 1명은 120명의 확진자를 부른 광주 TCS국제학교 학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아들 때문인지, 광주 TCS국제학교와 교회 업무상 연관성 때문인지' 등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부목사가 여려 차례 광주 TCS 국제학교를 방문한 정황들도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보건당국은 안디옥교회와 광주 TCS국제학교의 연결고리는 파악했지만, 또 다른 경로로의 접촉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안디옥교회발 코로나19 여파는 다른 교회로의 집단 감염으로까지 번진 상태다.

지난달 27일 양성 판정을 받은 안디옥교회 관련 확진자 중 한 명이 '꿈이있는교회'의 장로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의 전수 검사를 벌여 이 교회 교인과 가족 등 12명이 감염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 교회를 폐쇄 조치했다.

안디옥교회발 코로나19는 공공기관의 업무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안디옥교회 관련 확진자가 방문한 광주 동부경찰서의 소속 경찰 4명은 자가격리 조치됐다. 안디옥교회에 의한 n차 감염 확진자 중 1명이 지난달 28일 해당 경찰서를 방문해 25분간 머물렀고, 이 과정에서 경찰관 4명과 접촉했다. 경찰관 4명을 포함해 동부경찰서 전 직원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안디옥교회 교인 관련 확진자가 근무한 광주상수도사업본부 광산사업소도 직원 상당수도 자가격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3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55명 증가한 7만8205명으로 나타났다. 신규 확진자 355명(해외유입 30명 포함)의 신고 지역은 경기 107명(해외 6명), 서울 98명(해외3명), 인천 19명(해외 2명), 부산 20명, 경남 18명, 광주 16명(해외 1명), 경북 15명(해외 1명), 대구 9명(해외 1명), 강원 6명, 울산 6명, 충남 4명(해외 1명), 세종 2명, 전북 2명, 전남 1명, 충북 1명, 제주 1명, 검역 과정 15명이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비교적 코로나19 청정지역인 전남도 안디옥교회발 코로나19의 여파는 피하지 못했다.

안디옥교회 관련 확진 판정을 받은 공무원으로 인해 보성군청이 지난달 28일 한때 임시 폐쇄됐다. 해당 공무원은 현재 직위 해제됐다.

이 공무원은 광주 안디옥교회 관련, 배우자가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중임에도 자진 신고하지 않고 정상 출근하는 등 복무지침을 어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 화순에서도 안디옥교회 관련 확진자 1명이 추가됐다.

문제는 안디옥교회에서 이처럼 많은 확진자가 터져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추가 감염의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는 것이다.

교인 대부분이 신원이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데다 안디옥교회 관련 확진자들 중에는 병원과 유치원, 학교, 공공기관, 요양보호사, 패스트푸드,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종사자들이 광범위하게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즉 불특정 다수로의 '조용한 전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안디옥교회가 광주시를 상대로 지난해 11월 제기한 '대면예배 금지' 행정명령 철회 소송을 현재까지 취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 속내를 두고 '끝까지 광주시의 행정조치에 뒤끝이 남아 혹시나 방역에 비협조하는 게 아니냐'는 등 갖가지 억측까지 난무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광주시의 발등엔 불이 떨어졌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전날 코로나19 브리핑을 갖고 "광주는 여전히 코로나19 최대 위기"라며 "비인가 합숙 교육시설과 교회에 이르기까지 밀집‧밀폐된 공간에서 다수가 밀접 접촉하면서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교회에선 다양한 직업군이 만나고 접촉하면서 지역사회 곳곳으로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역과 관련해 책임질 일이 있다면 시장인 제가 모두 떠안겠다. 지금은 방역에 지역의 역량과 모두의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거듭 호소했다.

한편, 광주시는 교회발 집단감염이 속출함에 따라 오는 10일까지 광주 모든 교회를 대상으로 대면예배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10일 이후의 방역지침은 별도로 발표한다.

광주에서 TCS국제학교와 안디옥교회 등 개신교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확진자가 한자릿수가 될 때까지 '24시간 비상근무' 방침을 밝힌 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달 29일 밤 시청 감염병관리과 등 현업 부서를 찾아 "조금만 더 초인적 힘을 발휘해 보자"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 시장 페이스북 캡처.2021.1.31/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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