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민주당에 맡겼놨더마 이꼴" vs "그래도 김영춘밖에 없제"
"민주당에 실망, 文대통령도 잘하는지 모르겠다"
가덕신공항 최대 화두, 스윙보터 10%가 판세 결정
[부산=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민주당 맡겨놨더마 이 모양 이 꼴 아입니꺼. 내사 마 이번에는 안믿을랍니더.”
“그래도 가덕도공항 해줄 사람은 김영춘 밖에 없제.”
“지금 매상 반토막 났습니더. 지는 상인들 숨통 틔아줄 시장 뽑을랍니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60여일 앞둔 판세는 혼전세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비위로 촉발된 만큼 야권 후보의 약진이 예상됐으나 가덕신공항 이슈가 불거지면서 집권여당 지지도 회복세다. 여야 모두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4·15총선에서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부산지역 18석 중 15석을 가져오며 압승을 거뒀으나 더불어민주당 역시 대부분의 지역구에서 40% 이상 득표했던 만큼 예단하기 어렵다.
부산 시민의 고민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지난달 25일 발표된 리얼미터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31.3%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28.7%에 그친 국민의힘을 앞섰다. 21일 같은 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은 29.9%에 머물며 34.5%의 민주당보다 뒤처졌다. 다만 한국갤럽이 22일 발표한 조사에서는 부·울·경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36%로, 민주당(22%)보다 앞서는 등 여론이 들쑥날쑥한 모양새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부산 시민들은 오 전 시장의 성비위를 비롯한 여권의 실정에 매우 실망하며 “민주당을 다시 신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의문 부호를 띄웠다. 30여 년간 택시기사로 일했다는 최모(67) 씨는 “3당 합당 이전부터 진보진영을 지지해왔는데 이번에는 다르다”며 “오거돈 성추행도 그렇고 문재인 대통령도 잘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야권에서 누가 최종 후보가 될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박형준이 부산에서 교수도 하고 방송도 나오고 해서 인지도가 높지 않나”고 답했다.
반면 코로나19 상황임을 고려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유권자도 있었다. 영도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2) 씨는 “방역 탓에 매출이 많이 줄어 힘든 상황인데 그래도 중앙정부로부터 지원을 더 받기 위해서는 민주당에서 시장이 나와야 하지 않겠나”라며 “예전에는 진보 보수를 따졌었는데 이번에는 서민을 위한 지원 정책이 확실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40)씨는 “김영춘 후보가 부산과 연관이 깊은 해양수산부 장관도 했으니 시정도 잘할 것”이라 기대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4·15총선 당시 부산에서 총 4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오 전 시장이 당선된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55.2%를 득표했다. 대략 10% 가량의 차이가 나는 것인데 민주당은 이를 여야를 오가며 투표하는 중도성향 스윙보터로 보고 공략 중이다.
핵심은 가덕신공항 건설 여부다. 김영춘 후보가 출마 선언에서 ‘가덕신공항 특별법’ 국회 통과를 가장 먼저 제시한 이유다. 박인영 부산시의원과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도 가덕신공항 추진을 우선 순위로 내세웠다. 택시기사인 김모(66) 씨는 “공항 탓에 부산이 인천에 밀리는 듯해 부산시민들의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며 “공항이 생기면 부산에 기업도 많이 들어오고 지역경제가 나아지지 않겠나”라 말했다. 다만 가덕신공항 유치를 이유로 여당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가덕신공항에 미온적인 시민도 있었다. 가덕도와 가까운 강서구에 산다는 이모(39) 씨는 “명지에 있는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신공항 이야기가 나오자 마자 아파트값부터 뛰는 등 주거가 불안해졌다”며 “공항 건설 문제를 10년 넘게 끌고 있는데 1년에 공항에 한두번 가는 서민 입장에서는 딱히 와 닿지 않는다. 일자리나 주거환경 개선 등이 더 시급한 문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현 (sei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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