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나랏빚 늘려 가계빚 해결..후폭풍 감안한 주장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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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르게 늘고 있는 나랏빚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여권 내부에서 국가 채무 확대를 통한 가계 부채 축소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이재명 경기 지사가 "외국 빚에 의존하지만 않는다면 정부 적자는 곧 민간의 흑자이고 나랏빚은 민간의 자산"이라고 말한데 이어 정세균 국무총리도 최근 "가계 부채가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국가가 더 부채를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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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르게 늘고 있는 나랏빚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여권 내부에서 국가 채무 확대를 통한 가계 부채 축소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이재명 경기 지사가 “외국 빚에 의존하지만 않는다면 정부 적자는 곧 민간의 흑자이고 나랏빚은 민간의 자산”이라고 말한데 이어 정세균 국무총리도 최근 “가계 부채가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국가가 더 부채를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윤후덕 국회기획재정위원장은 “국가가 빚을 더 지지 않으면 소상공인과 국민이 빚을 더 지고 무너진다”며 “국가는 신속하게 빚질 각오를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여권 핵심 인사들의 이러한 발언은 두 가지 배경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 소상공인의 영업 타격이 장기화되면서 손실 보상 등 추가 지원 논의가 급진전된 것이 우선 첫째 이유다. 또 하나는 재원 마련을 위한 1분기 추가경정예산(추경)편성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나랏빚을 더 늘려도 별 문제가 없다는 점을 내세우기 위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곤경에 빠진 국민을 지원하는 것과 국가 채무로 가계 부채를 해결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정부는 기업과 달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조직이 아니다. 증세를 통해 해결하지 못하면 나랏빚은 그대로 미래 세대에 짐으로 떠넘겨진다. 공적이전 소득을 늘려주면 가계가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을지 몰라도 추후 내야 할 세금은 더 늘어나고 국가 재정까지 위기로 몰릴 수 있다. 한국은 국채 발행 물량의 약 20%를 외국인 투자자들이 들고 있어 국채를 급격히 늘리면 국가신용등급 하락과 함께 자본유출 후폭풍이 닥칠 수도 있다.
“나랏빚 늘려도 괜찮다”는 여권의 억지 논리는 4월 재·보선과도 무관치 않다. 올해 이미 94조원의 적자 국채 발행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적자국채를 발행하면 국가 채무는 올해 말 당초 예상 956조원을 훨씬 넘어 1000조원을 넘볼 수도 있다. 지난해 43.9%였던 국가채무비율도 50%에 육박한다. 경제 위기 타개를 위한 재정 확대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정부·여당의 나랏빚에 대한 인식은 위험하다. ‘착한 부채’라는 착각을 국민에게 심어줄 수도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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