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찰 수사 우려" 백운규와 측근들, 靑에 구명 편지 썼다

김아사 기자 2021. 2. 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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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1호기 감사 진행 중이던 지난 2월
청와대에 전달 여부는 확인 안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월성 1호기’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던 작년 2월 청와대에 보낼 ‘구명 요청 편지’를 쓴 것으로 31일 전해졌다. 해당 편지에는 ‘감사원 감사가 이대로 이뤄지면 검찰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관심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청와대에도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내용이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조선일보 DB

산업부 등에 대한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백 전 장관은 장관직을 그만두고 5개월쯤 뒤인 작년 2월 산업부 부하 직원이던 정모 과장(불구속 기소), 김모 서기관(구속 기소)에게 해당 편지를 쓰도록 했다. 이후 정 과장과 김 서기관은 2018년 산업부 원전정책국에서 함께 일했던 직속상관인 문모 국장(구속 기소)에게 자신들이 쓴 편지를 보여 준 뒤 이를 다시 백 전 장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월성 1호기 경제성 축소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될 경우, 핵심 수사 대상 ‘4인방’이었다. 특히 백 전 장관이 장관직을 떠난 상태에서 그 같은 편지를 쓰게 한 것은, 감사원 감사가 심상치 않게 진행되고 있음을 감지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당시 감사원은 산업부 등에 대한 현장 감사를 2020년 1월에 마친 뒤 자료 분석에 들어간 상태였다. 문 국장과 정 과장, 김 서기관은 2019년 12월 1일 심야에 원전산업정책과 PC에 있던 파일 530개를 삭제해 감사 방해를 한 사건의 공범이고 백 전 장관도 거기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백 전 장관이 이 편지를 청와대에 보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후 감사원이 감사 결과 도출에 난항을 겪었던 점에 비춰 ‘구명 편지’가 어떤 식으로든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감사원은 작년 10월 ‘산업부가 결론을 정해놓고 월성 1호기 경제성을 낮추는 과정에 개입했고, 자료 폐기 등 감사 방해가 있었다’는 취지의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며칠 뒤 7000쪽에 이르는 감사 자료를 검찰에 이첩했다. 하지만 그런 결론을 도출하기까지에는 일부 친여(親與) 성향 감사 위원들의 강한 반대가 있었다. 작년 4월 감사위원회 회의에 감사 보고서가 상정됐지만 의견이 갈려 재조사가 이뤄졌고 감사 담당 국장이 교체되기도 했다. 여권은 강압 조사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 진행을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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