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BS 직원 30%가 무보직 억대 연봉, 세상에 이런 일이

2021. 2. 1.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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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KBS 직원 60%가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다”고 지적하자 KBS가 “1억원 이상 연봉자는 2020년 기준으로 46.4%”라고 반박했다. 60%가 아니라 46%라서 떳떳하다는 것인가. 이걸 해명이라고 내놓은 것을 보면 수치심을 잃어버린 듯하다. 어떤 공공 기관 임직원이 절반 가까이 억대 연봉을 받는가.

상식을 벗어나는 해명은 이뿐만이 아니다. KBS는 ‘억대 연봉자 가운데 73.8%인 2053명은 무보직'이라는 지적에도 “2020년 무보직자는 1500여 명 수준”이라며 “김웅 의원 주장보다 500명 이상 적다”고 했다. KBS가 홈페이지에 밝힌 직원 수가 4701명이다. 이 가운데 억대 연봉을 받는 무보직자가 자신들 설명으로도 1500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맡은 보직도 없으면서 억대 연봉을 받는 직원이 전체의 30%가 넘는 회사가 KBS 말고 어디에 있겠는가. 기가 찰 노릇이다.

그런데도 KBS는 자구 노력은 소홀히하면서 국민에게 수신료를 더 내라고 요구하고 나왔다. 코로나로 허덕이는 국민에게서 수신료를 더 받아내 KBS 무보직 억대 연봉자들에게 주겠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나.

같은 공영방송인 일본 NHK는 올해 들어 “2023년부터 수신료를 10% 인하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관리직 30%를 감원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현재의 37%에서 25%로 낮추는 계획을 추가로 내놓았다. 지출을 줄이고 신(新)방송센터 건설 계획 재검토를 통해 수신료 삭감에 따른 손실 700억엔(약 7400억원)을 보전하겠다는 구체적 실행 계획까지 제시했다. NHK는 2012년과 지난해에도 수신료를 각각 7%와 2.5%씩 낮췄다고 한다.

NHK는 KBS처럼 정권 나팔수를 하지도 않는다. 정권 바뀔 때마다 그 나팔수로 나서면서 뒤로는 무보직 억대 연봉의 방만 경영까지 하는 KBS는 대체 무슨 염치로 수신료 인상 운운하는가. 시청료 인상이 아니라 수신료를 전기 요금에 통합해 강제 징수하는 법부터 바꿔야 한다. KBS라면 채널을 돌려버리는 수많은 시청자는 수신료를 낼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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