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B 前요원 "러 정보기관, 40년간 트럼프 포섭 공들여"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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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보기관 KGB 요원이었던 유리 시베츠(67)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두고 "러시아가 40년 넘게 공들여 키운 정보자산"이라고 주장했다.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은 "시베츠는 이미 1980년대 말에 러시아를 떠났다. 그 이후의 트럼프와 러시아 관계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얻은 정보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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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1977년부터 트럼프 주목.. 호텔사업 미끼로 접근 러 초청
'앞으로 정치 해야한다' 부추겨.. 대통령 될거라고는 예상 못해"
"신뢰하기 어려운 주장" 반론도
지난달 29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보도된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시베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케임브리지 5인’과 비슷하다며 “트럼프의 허영심과 자아도취 등이 그를 완벽한 포섭 목표가 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케임브리지 5인’은 영국 케임브리지대 재학 시절 옛 소련에 포섭돼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 1950년대까지 소련에 기밀 정보를 유출한 킴 필비 등 영국 스파이 5명을 말한다.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명문대생들이 국가 기밀을 적국에 넘겼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시 영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KGB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77년 옛 소련의 영향권에 있던 체코 출신의 모델 이바나와 결혼할 때부터 그를 주목했다고 한다. KGB는 1987년 당시 부동산 사업가였던 트럼프 부부를 호텔 사업을 명분으로 러시아로 초청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서 융숭한 대접을 베풀었다. 이때 KGB 요원들은 “당신 같은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며 트럼프의 정계 진출을 부추겼다. 시베츠는 “트럼프가 정서적으로, 지적으로 매우 불안정하고 아첨에 약하다는 걸 KGB는 알고 있었다”고 공개했다. 트럼프는 1987년 발간한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소련과 협력해 호텔을 지으려고 모스크바에 갔던 적이 있다”고 했다.
당시 트럼프는 미국으로 돌아오자마자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에 “미국이 일본 등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있는 나라의 방위비에 돈을 그만 써야 한다”며 전면광고를 냈다. 이 같은 트럼프의 태도에 KGB도 깜짝 놀랐다고 시베츠는 당시를 떠올렸다. 시베츠는 당시 ‘새 자산(트럼프)이 엄청난 일을 했다’는 내용의 전보를 모스크바 KGB 본부로부터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시베츠는 KGB도 트럼프가 미국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 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고 밝히면서 ‘케임브리지 5인’ 역시 학생일 때 포섭한 정보자산이 나중에 중요한 직책에 올라간 사례라고 했다. 시베츠의 주장은 미국 언론인 겸 작가 크레이그 엉거가 최근 출간한 저서 ‘아메리칸 콤프로마트’에도 담겼다. ‘콤프로마트’는 러시아어로 유명인을 겨냥한 각종 공작을 의미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러시아를 주요 8개국(G8)에서 퇴출하는 등 반러 정책을 고수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집권 후인 2018년 미국 안팎의 반대에도 핀란드 헬싱키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또 독일을 비롯한 서유럽 동맹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 부담이 충분하지 않다며 ‘나토 탈퇴’를 위협했다. 이에 유럽 각국은 “러시아만 이롭게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1980년대 러시아 타스통신의 워싱턴 특파원으로 근무한 시베츠는 1993년 미국 시민권을 얻었고 현재 기업보안 조사관으로 일하고 있다. 2006년 영국 런던에서 폴로늄 중독으로 숨진 러시아 정보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와도 함께 일한 적이 있다. 시베츠의 주장을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은 “시베츠는 이미 1980년대 말에 러시아를 떠났다. 그 이후의 트럼프와 러시아 관계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얻은 정보가 없다”고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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