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용산을 亞 실리콘밸리로 만들 것"

강경석 기자 2021. 2. 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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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후보 릴레이 인터뷰]<5> 오세훈 前서울시장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오른쪽)이 31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여행관광업계에 종사한 이기택 씨(왼쪽)와 관광특구 명동의 가게들을 살펴보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거리 두기 매뉴얼을 업종별로 달리 만들어야 한다”며 중소상공인 대책을 제시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용산을 서울의 백년대계를 꿈꿀 수 있는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 서울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마지막 공간이 (현 정부의) 임대주택 공급 부지가 돼선 안 된다.”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논란 끝에 서울시장에서 스스로 물러난 뒤 10년 만에 재도전에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3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용산 그랜드 플랜’을 이번 주 현장에서 공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31조 원 규모로 ‘단군 이래 최대 사업’으로 불렸던 서울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은 오 전 시장이 재임 시절 구상했던 ‘미완의 꿈’과 같다. 오 전 시장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부동산 정책을 평가할 땐 “신인 리스크가 초래한 대참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오 전 시장과의 일문일답.

○ “문재인 박원순은 ‘신인 대참사’ 사례”

―오 전 시장은 과거 두 차례나 서울시장에 당선된 승리의 경험이 있다. 그때와 비교해 서울의 시대정신은 어떻게 달라졌나.

“2006년 ‘맑고 매력 있는 세계도시 서울’ ‘디자인 시정’을 강조해 선택을 받았고 2010년 재신임을 받았다. 지금은 ‘민생 시정’밖에 없다. 무너진 자영업자와 취약계층을 살리는 데 모든 행정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

―대선을 준비하다 올해 갑자기 서울시장 출마로 선회한 이유는….

“이번에 지면 내년 대선엔 야당은 후보도 못 낸다는 설득과 절박함이 크게 다가왔다. 특히 서울시정에 대한 경륜 측면에서 ‘당신이 가장 경쟁력이 있는데 정치인 오세훈만을 고집하지 말고 버리라’는 현장의 시민들 얘기를 거부할 수 없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나경원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을 ‘옛날 사람’이라고 했다.

“신인과 경쟁하는 ‘용광로 경선’을 강조한 전략적인 발언으로 좋게 해석한다. ‘옛날 사람’이란 경험으로 무장돼 취임 첫날부터 능숙하게 행정을 할 사람이라는 말이다. 그동안 시민단체만 했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비서실장 외엔 공직 경험이 없는 문재인 대통령 때문에 국가적 재난에 가까운 주택 대참사를 겪고 있지 않나.”

―정부가 지난해 용산역 정비창 부지에 8000채 주택(30% 임대주택)을 짓겠다고 했는데….

“용산에 주택이 들어가는 건 최소화해야 한다. 내가 발표했던 용산 개발 비전이 2008년 국제금융위기로 유야무야됐지만 이제는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의도와 용산을 잇는 이 지역은 서울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곳이다.”

―여야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는 ‘부동산 선거’ 양상이다.

“수십 년 동안 서울에 380만 채를 지었는데 ‘5년간 주택 74만6000채를 공급하겠다’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공약은 꿈같은 얘기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토지임대부로 공공주택 30만 채를 짓겠다는 건 송파구 면적만 한 땅이 필요하다. 전문가들 얘기라고 비판 없이 받아 내놓고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문재인 보유국’ 등을 거론한 더불어민주당 박 전 장관과 대립이 잦은데….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에 기대는 것과 같은 ‘팬덤정치’가 조국 사태 등을 초래했고 대한민국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무능하고 포퓰리즘에 빠져 있는 강력한 지도자(문 대통령)가 있는 것보다 차라리 우리 당과 같은 춘추전국시대가 낫다.”

○ “안철수 때문에 경선 그만둘 일 없다”

―안 대표의 입당을 건 ‘조건부 출마’ 논란은 정치적 실책 아닌가.

“단일화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는 절박하고 순수한 의지를 표현한 것인데 ‘정치 초딩’이라는 주변의 비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안 대표는 ‘중딩’ 수준이다. 안 대표에게 입당이나 합당 제안을 하고 열흘이나 시간을 줬는데 지금 계속 ‘빨리 협상팀을 만들자’고 연일 주장하는 것도 정치 공세다. 이제 안 대표가 입당하거나 경선에 참여한다고 내가 중도 하차할 일은 없다.”

―당내 경선에선 ‘중도는 없다’고 한 나경원 전 의원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보인다.

“당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나가겠다는 선언이다. 총선 직전 1년 동안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체제로 당을 이끌었고 그 성적표가 지난 총선 결과 아닌가. 중도로의 외연 확장이 필요한 시점에서 그렇게 나오면 오히려 총선 참패 책임론이 등장할 것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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