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백신, 문진표 작성→진찰 거쳐 접종.. 30분 이상반응 관찰뒤 귀가

이미지 기자 2021. 2. 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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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첫 백신 맞는 중앙예방접종센터 가보니
백신 보관용 초저온 냉동고.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국내에서 처음으로 접종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은 미국 제약사 화이자로 결정됐다. 지난달 30일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는 2월 중순 화이자 11만7000도스(5만8500명분)를 공급하겠다고 한국 정부에 알려왔다. 코백스가 공급한 화이자 백신의 접종은 초저온 냉동고가 설치된 거점접종센터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8일 정부가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계획에 따르면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내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수도권 코로나19 의료진을 대상으로 첫 접종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 도입을 앞두고 접종 준비가 한창인 중앙예방접종센터를 지난달 26일 동아일보 취재진이 미리 살펴봤다.

○ 4단계 거친 뒤 ‘백신 접종’

“이곳 건물을 모두 점검했습니다. 그중 3개 건물을 (접종센터로) 쓸 수 있을 것 같아 칠을 새로 하고 창틀도 바꿨습니다.”

중앙의료원의 한 관계자가 노란색 건물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접종센터는 중앙의료원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옛 미군 공병단 터다. 지난해 12월 11일 미군이 한국에 반환했다. 장기적으로 새로운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이 들어설 곳이다. 일단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한시적으로 3개 동을 개조했다.

가급적 한 공간 안에서 모든 접종 과정이 진행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원래 용도가 다른 건물이어서 공간이 충분치 않았다. 이 때문에 접종을 위한 접수처와 실제 접종이 이뤄지는 건물이 다르다. 처음 접수처에 들어가면 기차역 등에서 볼 수 있는 긴 대기 의자가 여러 개 놓여 있다. 군데군데 의자에 노란색의 ‘앉지 마세요’ 경고가 붙어 있었다. 중앙의료원 직원은 “접수처 건물로 들어와 한 칸씩 띄어 앉아 대기하다가 왼쪽 공간으로 이동해 문진표를 작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문진표 작성도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문진을 마치면 출구에서 체온을 측정한 뒤 노란색 접종 건물로 이동한다. 거리는 60m 정도다. 접종 건물은 길고 좁은 ‘일자(一字)’ 형태로 돼 있다. 이 건물 입구에 들어서면 또 대기실이 있다. 중앙의료원 측은 “문진을 받은 뒤 여기서 대기하다가, 의료진이 호명하면 한 명씩 예진실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예진과 접종은 한 장소에서 이뤄진다. 큰 공간 한 곳을 투명 및 반투명 유리로 격벽을 세워 분리했다. 이날까지는 아직 접종용 책상과 의자가 들어오지 않았다. 접종 대상자는 우선 의사 진찰을 받는다. 접종 당일 몸 상태 등을 점검해 백신 접종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과정이다. 이후 같은 장소에서 격벽으로 분리된 공간으로 이동해 바로 접종을 받게 된다. 중앙의료원 측은 방역당국 지침에 맞춰 접종 공간의 환기와 방역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이상반응 있으면 현장서 응급처치

접종실을 나서자마자 바로 복도 맞은편에 ‘관찰실’이 있다. 접종을 끝낸 사람들이 15∼30분 정도 대기하면서 이상반응이 있는지 살펴보는 곳이다. 만약 접종자가 이상반응을 보인다면 바로 옆에 있는 응급처치실과 집중관찰실로 이송된다. 여기엔 접종자 상태를 점검하는 의료기기와 누울 수 있는 병상이 마련됐다. 중앙의료원 관계자는 “이상반응이 심각하면 의료원으로 바로 이송할 수 있도록 구급차도 상시 대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예방접종센터는 조만간 운영을 시작한다. 백신이 도입되는 즉시 접종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할 방침이다. 화이자 백신을 영하 75도로 보관할 수 있는 초저온 냉동고 설치도 이미 마쳤다. 정부는 1∼3일 백신 접종 모의훈련과 예행연습도 시행한다. 부처별로 백신 접종 모의훈련을 마쳤고, 이때 질병관리청과 국방부, 관세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참여하는 합동 훈련을 하게 된다. 이 훈련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냉장유통 유지와 백신 탈취 시도 등 돌발 상황 대응에 나선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백신 접종 모의훈련을 통해 실제 백신 접종을 하는 과정에서 차질이 없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지 image@donga.com·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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