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에 曲을 입히니.. 합창이 色을 입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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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파랑 초록. 합창이 색채를 입는다.
"흰 배경을 스케치북으로 상상하고, 각각의 음악이 가진 빛깔을 상상하며 조명과 영상 패턴의 변화로 채워나가려 시도했습니다. 작곡가들에게 곡을 쓰면서 생각한, 노래 속의 세밀한 표현 방법들도 거듭해서 물어봤죠. 곡뿐 아니라 가사 자체도 좋아서 각각의 작품이 가진 색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곡에 따라서는 합창단원들의 춤도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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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들 움직임과 조명 역동적
지금까지의 합창 콘서트 대부분은 합창단원들이 무대 위에 줄지어 서서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조명을 받으며 노래를 불렀다. 이번에 공개되는 ‘포에틱 컬러스’는 무대를 특수촬영용 배경인 화이트 호리즌(white horizon)으로 옮겼다. 아무 것도 없던 배경 위에 곡의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색상의 조명이 펼쳐지고, 합창단원을 비롯한 연주자들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카메라도 연주자들 사이를 헤치고 다니거나 위에서 내려다보며 역동적인 화면을 선사한다.
연주되는 아홉 곡의 대부분은 한국의 명시에 새롭게 곡을 입힌 것. 박재삼 ‘무언으로 오는 봄’, 김영랑 ‘내 마음 아실이’ ‘바다로 가자’,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등에 국립합창단 전속 작곡가인 우효원, 오병희 등이 곡을 붙였다. 일제강점기 윤심덕의 노래로 알려진 ‘사의 찬미’도 편곡해 선보인다. 윤의중이 지휘하는 국립합창단 단원들과 소프라노 임선혜, 베이스바리톤 길병민, 첼리스트 문태국 등 스타 연주자들이 출연한다.
영상제작을 담당한 안지선 연출가는 “이 공연에선 관객들이 시공간을 초월해 무대 위를 직접 걸어 다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흰 배경을 스케치북으로 상상하고, 각각의 음악이 가진 빛깔을 상상하며 조명과 영상 패턴의 변화로 채워나가려 시도했습니다. 작곡가들에게 곡을 쓰면서 생각한, 노래 속의 세밀한 표현 방법들도 거듭해서 물어봤죠. 곡뿐 아니라 가사 자체도 좋아서 각각의 작품이 가진 색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곡에 따라서는 합창단원들의 춤도 들어간다. 녹화 후엔 컴퓨터 그래픽작업을 추가해 완성도를 높였다.
“녹화 중에는 NG도 많이 났지만 연주자들의 프로페셔널함에 감탄했어요. 작업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줄곧 궁금해들 하셨죠. 서로 설명하지 않아도 의도하는 바가 통하는 순간이 많았어요.”
국립합창단 관계자는 “언택트 시대가 공연 형태의 변화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여기에 수동적으로 적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적극적인 시도를 통해 ‘멀티미디어 시대 합창의 역할’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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