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휩쓰는 백신 국수주의… EU·英 잇단 “수출금지 추진”
EU(유럽 연합)와 영국이 코로나 예방 백신을 서로 많이 차지하겠다며 감정 싸움을 벌이는 데 대해 ‘백신 국수주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U가 영국으로의 백신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이어 영국도 EU로의 백신 수출을 막는 방안을 검토하자 양측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CNN은 30일(현지 시각) “(아프리카 등) 남반구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에서 추악한 백신 국수주의가 등장했다”고 했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백신 수출 제한 조치가 거론되는 데 대해 “백신 국수주의이자 (백신 수급을 어렵게 만드는) 실제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28일부터 EU집행위원회 관계자들은 EU에서 생산된 백신의 영국 수출을 차단하는 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아스트라제네카가 1분기에 EU에 공급하기로 한 백신 물량을 당초 약속한 8000만회분에서 3100만회분으로 대폭 줄이겠다고 통보하고, 먼저 계약한 영국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이 발단이었다. EU에 맞서 영국 정부도 EU로 가는 백신의 수출을 막을 수 있는 제도 도입과 관련한 법률적 검토를 했다고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양측의 신경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9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65세 이상 고령자들에게는 효능이 떨어진다”고 비판한 것도 긴장 수위를 높였다. 다만 유럽의약품청(EMA)은 마크롱의 발언이 나온 지 몇 시간 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을 승인했다. 당초 EMA가 고령자에 대해 접종을 제한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EMA는 모든 연령대에 대해 접종을 승인했다.
한편 미국과 유럽에서는 변이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래리 호건 미 메릴랜드 주지사는 30일 “볼티모어의 한 주민이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로써 미국에서 남아공 변이가 발견된 주(州)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이어 메릴랜드주까지 2곳으로 늘었다. 이미 영국발 변이가 약 30주에서 발견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아공발 변이까지 확산하자 전문가들은 “최악의 사태가 또 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변이 코로나를 의식해 국경을 걸어 잠그고 있다. 독일은 30일부터 영국, 남아공, 브라질 등 변이 바이러스가 많이 번지는 나라들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했다. 프랑스는 31일부터 EU 회원국이 아닌 나라들로부터 입국을 막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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