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잉넛→노브레인, 홍대 라이브 클럽 '드럭'에서 태동한 인디밴드 1세대'아카이브K' (종합)

박정민 2021. 2. 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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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정민 기자]

'아카이브K'에서 홍대 라이브 클럽 드럭 출신 밴드 크라잉넛, 노브레인의 탄생을 재조명했다.

1월 31일 방송된 SBS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에서는 홍익대학교 라이브 클럽에서 꽃피운 인디밴드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스페셜 MC를 맡은 잔나비 최정훈은 "오늘 MC 처음인데 선배님들 앞에서 하니까 더 떨린다. 친분이 있으니까 보면 웃어달라고 했다. 잘해보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인디 1세대 태동기는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디밴드는 설 무대가 없었다. 자유롭게 음악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던 이들이 모인 곳이 홍대 입구였다. 노브레인 멤버 정민준은 "그때는 그런 해방구가 없었다. 자유로 가는 통로였다. 압박, 룰도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런 인디밴드에 새로운 영향을 준 사람은 미국 밴드 너바나였다. 한국의 너바나를 꿈꾸던 이들 앞에 나타난 곳이 홍대 앞 최초의 라이브 클럽 드럭이었다.

드럭을 운영했던 이석문 씨는 "처음엔 라이브 클럽이 아니라 음악감상실 같은 걸 비슷하게 차렸다. 너바나 커트 코베인 사망 1주기 추모 공연을 했는데 그게 라이브 클럽으로 발돋움하게 된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처음 탄생한 밴드가 한국 인디 펑크의 시초 크라잉넛이었다. 크라잉넛 멤버 한경록은 "(드럭에서) 찍고, 부시고, 기타 던지고 그러더라. 저희도 외국 비디오에서 본 게 있으니까 똑같이 했더니 뭐 하는 놈들이냐고 묻더라"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크라잉넛은 드럭에서 첫 오디션을 보게 됐다. 이석문 씨는 "드럼 하나에 기타만 3명이고 보컬도 없었다. 조금 난감하기도 하고 음악이나 제대로 할까 싶었다"고 웃었다. 이어 "얘네가 펑크록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합격시켰다"고 말했다.

크라잉넛 '말 달리자'는 1995년 발표된 곡으로 '닥쳐'라는 직설적인 가사로 열풍을 몰고 왔다. 해당곡 작곡, 작사가인 크라잉넛 멤버는 "펑크 음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전문가들이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그래서 머릿속으로 그 말을 떠올렸던 것 같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한경록은 "펑크 밴드는 뭘 해야 하고, 이런 사운드를 내야 해 이런 것 자체가 너무 자유롭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조선 펑크라고 했다. 당시 록 음악은 영어 가사로 불러야 했는데 감이 안 오더라. 그래서 만든 게 '말달리자'다"고 말했다.

한경록은 "매일 지하에서만 무대를 하다 보니까 한계가 있어서 스트리트 펑크쇼를 기획했다. 저희는 소수의 음악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마니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석문 씨는 "서울아이라는 문화 주간지 기자들이 문화 이벤트를 뭘 할까 찾아다니다가 드럭에 온 거다. 그래서 제가 이걸 끄집어내서 보여주면 뒤집어질 거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크라잉넛은 스트리트 펑크쇼를 펼치게 된 것. 크라잉넛은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놀아야 할지 잘 몰라서 흥분해서 무대를 다 뜯어버렸다"며 "저희 기사가 음악면보다 사회면에 더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크라잉넛에 이어 등장한 밴드는 노브레인이었다. 노브레인의 '바다 사나이'는 지상파 음악 방송에도 소개됐고, 이후 미디어의 관심도 쏟아졌다. 노브레인 황현성은 "TV에 나오니까 되게 신선한 느낌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성우는 "한창 방송을 많이 돌 때가 있었다. 그때 여기저기 불려 다니면서 하다 보니까 '왜 여기 있는 거지' 하면서 많이 싸웠다. 라이브가 아닌 MR로 해야 하니까 이러려고 밴드 시작했나 별의별 이야기를 다했다. 그래서 멤버들이 '바다 사나이'를 싫어하는 경향도 생겼다. 뭔가 우리를 웃기게 보니까 방송국이 정말 부담스럽고 싫었다"고 말했다.

크라잉넛 역시 비슷한 고민을 했다고. 박윤식은 "TV에 나가는 건 영혼을 팔아먹는 짓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러고 보니 내가 좋아했던 밴드들도 TV에 나왔구나 생각했다"며 웃었다. 노브레인은 "예전엔 그게 타협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멍청하다"며 셀프 디스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SBS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 캡처)

뉴스엔 박정민 od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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