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 공주, 보살' 예술계 거장이 그린 아내의 모습
[앵커]
'예술가의 아내'만큼 힘든 위치가 또 있을까요?
우리 예술계 거장의 뒤에는 꿋꿋이 버팀목이 된 아내들이 있습니다.
이승은 기자가 거장이 그린 아내의 모습을 전합니다.
[기자]
<화가 난 우향> 김기창, 1960년대,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으로 옮긴 박래현전에는 새로 걸린 그림 한 점이 있습니다.
화가 난 부엉이들이 도깨비처럼 보입니다.
남편인 김기창이 아내 박래현을 그린 겁니다.
박래현은 낮엔 청각장애를 가진 남편과 네 아이를 뒷바라지하고, 집안일을 끝낸 뒤 밤에야 자신의 작업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남편은 아내를 부엉이라고 불렀습니다.
[이효진 /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늘 고단했고 깨어있을 수밖에 없어 예민했던 박래현에 대한 예리하면서도 애정 어린 시선을 담은 독특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향안의 초상>, 김환기, 1955년, 환기미술관 제공
동화 속 공주처럼 신비로운 여인, 김환기가 그린 아내 김향안입니다.
먼저 파리로 가 기반을 잡던 김향안을 그리며 보낸 편지에 담았습니다.
두 사람은 인생과 예술의 절대적인 공동체였습니다.
<진진묘> 장욱진, 1970년, 장욱진미술문화재단 제공
간결한 선과 담백한 색의 보살, 장욱진이 본 아내의 모습입니다.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꾸린 아내가 불경을 읽던 모습을 본 뒤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면서 그렸습니다.
그림을 완성하고 크게 아팠던 남편, 마음이 편치 않았던 아내는 그림을 떠나보냈습니다.
[조은정 / 고려대 디자인조형학부 교수 : 잘해주고 싶은 대상이기도 하고 타인이기도 한, 양면성이 있는 것을 우리는 느낄 수 있습니다. 보살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을 그들의 화면에서 볼 수 있죠.]
<도모> 권진규, 1951년, 권진규기념사업회 제공
천재 조각가 권진규가 일본 유학 시절 같은 학교 후배 오기노 도모를 모델로 만든 첫 작품입니다.
두 사람은 결혼했지만, 한일 국교정상화 이전 상황에서 결국 어쩔 수 없는 이별을 하게 됩니다.]
<재회> 권진규, 1967년 <도모> 권진규, 1968년
도모는 권진규가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워했던 연인이자 동료였습니다.
YTN 이승은[s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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