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우·쇼플리..이쯤되면 준우승 DNA
쇼플리도 2시즌 2등만 네번
우즈·매킬로이 등 챔피언들
2등보다 1등 두배 이상 많아
PGA 8승 최경주도 2위 7번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톱랭커들은 우승이 많은지, 준우승이 많은지에 따라 두 부류로 나뉜다. 우승이 월등히 많은 선수는 멘탈이 강한 톱골퍼로 칭송받지만 우승에 비해 준우승이 많아지면 '준우승 전문'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붙는다.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호이아의 토리파인스 골프클럽 남코스(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총상금 750만달러) 3라운드에서 공동 12위(합계 6언더파 210타)에 올라 있는 토니 피나우(미국)는 대표적인 '준우승 전문' 선수다.
파워나 실력 면에서 다른 어떤 선수에게도 뒤떨어지지 않지만 우승은 한 번밖에 못하고 준우승은 여섯 차례나 했다. 2016년 첫 승을 거둘 때만 해도 준우승이 없는 선수였지만 이후 지독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면서 준우승만 6회 쌓이고 있다.
역시 공동 12위에 올라 있는 잰더 쇼플리(미국)도 점점 준우승이 늘고 있는 선수다. 2017년 시즌까지만 해도 우승 4회와 준우승 4회로 균형을 맞추더니 최근 2시즌에는 우승 없이 준우승만 네 차례 했다.
반면 둘보다 높은 순위에는 우승 확률이 높은 선수가 많아 이들의 우승 전선은 암울하기만 하다.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공동선두에 나선 패트릭 리드(미국)는 우승 8회, 준우승 6회로 우승이 많은 선수다. 공동선두 카를로스 오르티스(멕시코)는 우승과 준우승을 한 번씩 했다.
애덤 스콧(호주)은 우승 14회에 준우승 13회로 우승이 한 번 더 많다. 세계 2위 욘 람(스페인)은 우승 5회, 준우승 6회로 준우승이 한 차례 더 많지만 찾아온 기회를 쉽게 놓치지 않는 선수다. 공동 8위(합계 7언더파 209타)에 올라 있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18승을 하는 동안 준우승은 7차례밖에 하지 않은 '우승 DNA'를 갖춘 선수다. 이날 3타를 줄이며 공동 20위(4언더파 212타)까지 치고 오른 임성재(23)는 우승 1회, 준우승 2회로 아직 준우승이 많지만 현재 흐름으로 보면 곧 우승 횟수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PGA투어 최다승(82승)을 거두면서 준우승은 31차례밖에 하지 않았다.
우즈와 최다승 타이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샘 스니드는 82승을 거두면서 준우승은 57차례 했다. 우승을 만드는 능력은 우즈가 한 수 위였다. 옛 골프황제 잭 니클라우스(미국)는 통산 73승에 준우승 58회를 했다. 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도 우승 24회, 준우승 16회로 우승이 훨씬 많다.
한국 선수 PGA 최다승(8승)을 보유하고 있는 최경주는 준우승 7차례로 역시 2위보다는 우승을 더 많이 한 선수에 포함돼 있다. 김시우도 최근 우승하면서 통산 3승을 기록해 준우승(2회) 횟수를 넘어섰다.
한국 선수 중에는 우승 없이 준우승만 쌓이는 두 선수가 있다. 지금은 시드를 잃고 초청선수로 간간이 모습을 보이는 위창수는 준우승이 다섯 차례나 되지만 아직 우승이 없다. 안병훈도 우승 없이 준우승만 세 차례 하고 있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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