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출사표 던지며 "안철수 단일화하자".. 安 받아들일까

서울시장 출마 공식 선언
'제3지대 일대일 경선' 제안
김종인 위원장도 긍정 반응
安은 "여러 상황 좀 보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31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한 카페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금태섭 전 의원이 31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향해 ‘제3지대 경선’을 치르자고 제안했다. 국민의힘과 안 대표 간 단일화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자신과 먼저 일대일 경선을 통해 승자를 가린 뒤 국민의힘 후보와 야권 단일화를 모색하자는 것이다. 다른 여야 서울시장 보선 주자들은 휴일을 잊고 서울 각지에서 표심잡기에 나섰다.

이날 서울 홍대에서 출마 선언을 한 금 전 의원은 “국민의당 안 후보에게 각 당의 경선 진행 기간 동안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제3지대 경선을 제안한다”며 “진짜 민생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오래된 정치를 어떻게 바꿀지 진지하게 토론하자”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3월 초까지 매주 한 번씩만 주제를 정해서 토론을 해도 네다섯 번은 할 수 있다”면서 “시민들로부터 질문도 제한 없이 받고 답을 드리자”고도 덧붙였다. 그는 “언제, 어디서든 안 후보를 만날 용의가 있다”고도 했다. 이어 출마 배경과 관련해선 “낡고 오래된 정치의 벽에 균열을 내고, 참신한 정치의 출발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금 전 의원의 제안에 선을 긋진 않았다. 그는 이날 서울 성북구 장위15구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미 국민의힘에 (단일화) 제안을 드렸고 내부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안다”며 “여러 현황을 잘 살펴보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금 전 의원이 안 대표를 통해 본인 입지를 강화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다”며 “(야권의 서울시장 보선 승리라는) 큰 목적을 이루려면 같이 힘을 모아야 하는 건 맞지만, 여러 상황을 지켜보고 좀 더 논의해 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금 전 의원의 제안이 야권 단일화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대표가 지금 입당하더라도 경선 참여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금 전 의원의 제안에는 “제3지대에서 두 사람이 나왔다. 1차 단일화를 하고, 그다음 국민의힘과 단일화하자는 취지”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1차 컷오프에서 8명의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추린 국민의힘은 오는 5일 4명의 본경선 후보를 확정한다.

여야 예비후보들은 서울 곳곳을 누볐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앞둔 노원구 태릉골프장 앞에서 지역 주민들과 만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인 골프장 부지를 활용하는 정부 부동산 대책을 “어이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명동거리에서 지역 상권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은 나란히 강북 민생현장을 찾았다. 민주당은 1일 ‘국민면접’을 진행한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