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다 버린 양현종, 보름 내 행선지 결정 유력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양현종(33)이 메이저리그(MLB) 도전이라는 ‘진심’을 증명했다. 이제 모든 이들이 양현종의 도전을 응원하는 가운데, 보름 내에 행선지가 결정되어야 하는 현실적인 목표가 생겼다. 스프링트레이닝 정상 참가와 연관이 있다.

양현종은 30일 조계현 단장 등 KIA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MLB 도전을 계속 이어 가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데드라인까지 기다렸으나 양현종의 의지가 오히려 더 활활 타오르는 듯한 양상이다. 내심 양현종의 유턴을 기대했을 KIA 또한 선수의 뜻을 존중하기로 하며 잔류 협상은 일단 막을 내렸다.

“양현종의 의지가 엄청나게 강하다”는 게 야구계의 전망이었다. 그러면서도 “1월 말까지 기다려보고 마땅한 팀이 없다면 뜻을 접을 것”이라는 분석이 더 많았다. 양현종은 이와 반대로 갔다. MLB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꼭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이 아니라도 상관없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애 마지막 기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지금까지 없었던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이 기다린다고 나타날 가능성은 아쉽게도 적다. 하지만 양현종이 마이너리그 계약 또한 감수하겠다고 나서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투수가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정상적으로 시즌을 치렀고, 지금까지 실적이 확실하며, 큰돈을 들일 필요가 없는 양현종은 매력적인 보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 소식이 현지에 알려졌고, 그간 관심은 있었으나 선뜻 나서지 못했던 몇몇 구단들이 마이너리그 계약을 제안할 가능성 자체는 높아졌다. 그렇다면 되도록 빨리 행선지를 결정하는 게 좋다. 스프링트레이닝 참가 일정 때문이다. 양현종 정도의 레벨이라면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은 몰라도 스프링트레이닝 초대권이 동봉된 마이너리그 계약은 충분히 맺을 수 있다. KBO리그에서 MLB로 돌아간 외국인 선수들 사이에서도 그런 전례는 많다.

MLB는 코로나19 사태로 아직 노사협상의 도장을 찍지 못했다. 스프링트레이닝과 시범경기, 정규시즌의 ‘가안’은 잡아놨으나 아직 공식 발표는 나지 않았다. 마이크 거쉬 세인트루이스 단장은 "우리도 근래에 들어서야 계획을 짤 수 있었다"고 할 정도다. 다만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캠프 시작은 구단마다 차이는 있으나 2월 중순이다.

정확한 소집 일정이 나오지 않았으나 유추가 가능하다. 지난해보다 시범경기 개막 가안은 일주일 정도 미뤄진 상태다. 그렇다면 투수와 포수들은 2월 15~18일 사이에 소집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수는 그보다 3~5일 더 늦다. 실제 MLB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선수들은 이 장도 시기의 예비 소집 일정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앞으로 보름 내에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팀 코칭스태프들이 모일 스프링트레이닝에 정상적으로 참가하는 게 중요하다. 스프링트레이닝에 참가한다고 해도 개막 로스터 진입이 불투명한 판에, 가지 못하면 사실상 개막 로스터 합류는 불가능하다. MLB 구단들도 순차적으로 스프링트레이닝에 참가할 마이너리그 계약 선수들을 발표하고 있다. 양현종이 어느 구단의 명단에 들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제보> skullboy@spotv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