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공주택 16만호..1만가구 6억에 분양해도 비용 충분"
주택 16만호 짓는데 6조원 필요
서울 공공주택 비율 8% 불과
철도 지하화, 그 위에도 공공주택
시장 직속 양성평등위 둘 것
본선 이기려면 경선 흥행 필요
흥행 위해 2등에게 지지 몰아달라
우상호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자리에 도전하고 있다. 2018년에 이어 두번째다. 그는 현재 자신이 ‘2등’임을 감추지 않았다. 본선 승리를 위해선 경선 흥행이 필요하고, 경선 흥행을 위해선 2등에게 지지를 몰아줘야 한다며 오히려 ‘홍보 포인트’로 내세웠다. 짧은 임기 동안 ‘서민을 위한 정책에 올인하겠다’는 우 의원을 29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공약을 보면 시정 전반에 대한 것보다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1년2개월~(재선된다면) 5년 사이 할 수 있는 일 서너 가지에 집중하려 했다.”
―최근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이 터지면서, 고 박원순 전 시장과 오거돈 전 시장 사건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피해자가 얼마나 가슴 아팠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우리 당 대변인이 “충격, 경악”이라고 논평한 건 부끄러웠다.”
―박 전 시장의 시정을 계승하겠다고 했고,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인정하는 판결에는 “이상하다”고 했다.
“박 전 시장의 삶 전체가 부정당하거나, 그분의 시민운동 업적이 폄훼돼선 안 된다. 좋은 정책은 계승하겠다. 법원 판결에 대해선, 중도 보수적인 법조인조차 ‘판사가 그런 판단을 전제하고 판결할 수는 있지만 판결문에 적시한 건 이상하다’고 했다. 그런 평가에 동의하기 때문에 인용한 것이다.”
―권력형 범죄를 막기 위한 구체적 정책은 뭔가?
“서울시장 직속기구로 양성평등위원회를 두고 대부분 정책을 무조건 점검하겠다. 시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감시·조사·결론 내릴 수 있는 권한을 주겠다.”
―주택을 소유하고 있나?
“시골 부모님 묘소 옆에 오두막이 한채 있다. 서울에는 보증금 4억원에 월세 50만원짜리 반전세에 산다.”
―공공주택을 우선 공급하고, 재건축·재개발은 강북 부분 완화, 강남 조건부 완화다.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는 뜻인가?
“개발이익은 환수 조치 하고, 주변 시세에 영향 안 주고 전세난 일으키지 않는 조치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강남 재건축도 허용하겠다. 강북은 먼저 허용하겠다. 강북 집값은 파장이 크지 않다. 강남 집값은 오르면 서울 전역이 영향을 받는다. 이데올로기 문제가 아니다.”
―공공주택 16만호를 짓겠다고 했다.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건가?
“투기 없는 도시는 공공주택 비율이 40%다. 서울은 8%에 불과하다. 16만호 건설에 6조원이 든다. 공공 자가주택 7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1만가구만 6억원에 분양해도 건설비가 다 나온다. 나머지 6만호는 전세를 주니 보증금도 들어온다. 남는 돈으로 지하철 지하화하고 그 위에 또 공공주택 짓겠다.”
―강변도로나 철도 위에 공공주택을 짓겠다고 했다. 건설비가 2배 이상이라고 하던데?
“검증 끝냈다. 파리와 뉴욕에서도 활발히 건설 중이다. 뉴욕 유엔본부가 이런 식으로 도로 위에 지은 건물이다.”
―경기도가 재난기본소득을 1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했다. 서울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
“피해 자영업자들에게는 재원이 허락하는 한 계속 지급해야 한다. 제일 먼저 자영업자들께 100만원씩 지급하겠다. 한계 상황 자영업자 지원에 집중할 때다.”
―경기도는 2월부터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하는데.
“이르다고 본다. 그렇지만 경기도 돈으로 경기도민에게 주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 지지층 갈등 소재로 쓰이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
―야권이 단일화될 거라고 보나?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되면 선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단일화) 쉽지 않을 것이고, 솔직히 안 되길 바란다.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되면 향후 야권을 누가 주도하느냐의 문제가 된다. 그래서 쉽지 않다.”
―왜 우상호가 민주당 후보가 되어야 하나?
“대통령과 우리 당 지지율 하락 배경에 부동산도 있고 ‘추-윤 갈등’도 있지만 총론으로 보면 촛불탄핵에 함께한 이들의 이탈이다. 그분들을 먼저 결집하지 않고 선거에서 이길 수 있겠나. 범진보층이 결집할 수 있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 이번 선거는 다시 민주당다운 깃발을 들고 진보개혁과 민주주의를 이뤄낼 인물을 우리 당 후보로 만들어야 한다. 본선에서 이기려면 경선 흥행이 필요하다. 현재 박영선 후보가 앞서는 건 사실이다. 제가 좀 부족해도 저를 지지해서 박빙 경선으로 만들어달라. 당원들의 전략적 선택을 기대한다.”
김원철 노지원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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