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중·고교 매 학기 재시험 130여건..교육청에서는 현황 파악조차도 안 해
복수정답 등 문항 오류 최다
평가 공정·신뢰성 훼손 심각
[경향신문]
광주지역 중·고등학교에서 매 학기 130여건의 재시험이 치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31일 “2017년 1학기부터 2019년 1학기까지 광주의 중·고교에서 모두 671건의 재시험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고등학교에서 481건, 중학교에서 190건의 재시험이 있었다.
이 기간 재시험을 한 번이라도 진행한 학교는 고등학교 68곳 중 58곳, 중학교는 92곳 중 68곳에 달했다.
재시험 사유로는 ‘복수정답’이나 ‘정답없음’ 등 문항 오류가 가장 많았다. 시험범위가 제대로 고지되지 않았거나 시험지나 답안지 배부 오류 등의 사례도 있었다.
‘시험지 유출’ 같은 심각한 사태로 재시험이 치러지기도 했다. 한 고등학교에서는 2018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시험지가 유출돼 재시험을 치렀다.
또 다른 고교에서는 답안지를 분실해 재시험이 진행됐다. 방과후학교나 EBS 교재와 동일한 문제가 출제된 경우도 있었다.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상습적으로 재시험이 치러졌다. 10회 이상 재시험을 진행한 고등학교는 18곳에 달했다. 2곳의 고등학교에서는 무려 28번 재시험이 있었다.
하지만 광주시교육청은 2019학년도 2학기부터 “각 학교에 제출을 요구하지 않는 자료”라며 재시험 상황을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다.
박고형준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상임활동가는 “재시험 상황에 대해 교육청이 현황 파악조차 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시험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훼손돼 학생들이 고통받지 않도록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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