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원조 친문" 우 "민주당 적자"..민심보다 '친문' 구애 경쟁

김상범 기자 2021. 1. 31.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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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이 31일 서울 도봉구 플랫폼 창동61 공연장을 방문, 신대철 음악감독(오른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인 우상호 의원이 31일 서울 광운대역에서 강남·강북 균형발전을 위한 지하철 1호선 지하화 등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우상호, 연일 문 대통령과의 인연·민주 정통성 강조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친문 당원 표심 잡기
중도·무당층 거부감 키워 본선 경쟁력 ‘마이너스’ 작용 지적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친문(재인) 지지층’ 구애 작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본선행 여부를 결정지을 친문 성향 권리당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원조 친문’을, 우상호 의원은 ‘민주당 적자’임을 강조하면서 오는 2월 말 경선까지 ‘당심 잡기’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후보들이 당심 경쟁에 몰두할수록 일반 유권자들의 민심에서는 멀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영선 후보는 연일 ‘원조 친문’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 30일 ‘월말 김어준’ 인터뷰에서 “2012년 대선 당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문재인 후보에게 집착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 의견을 들어주지 않아서 삐졌다”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얽힌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제가 원조 친문이다. 대선 끝나고 해단식할 때 펑펑 울었다”고 덧붙였다. 19대 대선에서 문 대통령이 “내일부터 나랑 같이 다닙시다”라며 캠프 합류를 제안했던 일도 공개했다. 박 장관은 지난 28일에는 시사타파TV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저와 경희대 동문이라는 사실을 2007년도에 알았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우상호 의원도 친문 지지층들을 향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지난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 쓴 글에서 “서울시장이 되면 일상의 회복과 문 대통령을 지키는 데 선봉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클리앙은 친문 성향 이용자들이 주로 모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우 의원은 지난 27일 민주당 서울시 정책엑스포에서 “저는 김대중 대통령이 영입한 민주당의 뿌리이자 적자”라며 민주당의 ‘정통성’을 이어받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두 후보가 친문 잡기에 여념이 없는 것은 이들의 표심이 경선 최대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경선에서 권리당원 여론조사 비율은 절반을 차지한다. 대부분 친문 성향인 권리당원들의 표심이 어느 후보에게 향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수 있다. 박 후보의 경우 19대 대선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캠프에 합류하기도 하는 등 대표적인 ‘비문’ 정치인으로 여겨져 왔다. 범주류로 분류되는 우 의원도 친문 색채는 옅은 편이다.

당심 경쟁이 본선 경쟁력에는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울지역의 상당수 중도·무당층은 노골적인 친문 마케팅에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 야권 후보들도 이를 꼬집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29일 “수도 서울의 시장이 되겠다고 출마한 후보가 제대로 된 정책과 공약은 내놓지 못하면서 대통령과의 학연, 인연 팔이로 친문 세력에 구애하는 모습은 같이 후보로 나선 제가 다 부끄러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우 의원도 31일 현장 정책발표회를 마친 뒤 관련 질문에 “우린 다 친문이고 친노이며 민주당”이라며 “너무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후보의 당심 잡기 경쟁은 경선 날짜가 다가올수록 점차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경선 선거운동 기간은 오는 9일부터 25일까지이며, 3월1일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된다. 민주당은 1일 첫번째 후보 검증절차인 ‘국민면접’을 진행한다. 면접은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되며, 사전 접수된 당원과 시민들의 질문에 후보들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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