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주택서 불.. 다문화일가족 3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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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새벽 강원 원주시 재개발지역 주택에서 불이 나 필리핀 다문화가정의 친정 엄마와 딸, 아들 3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5분쯤 원주시 명륜동 한 주택 밀집지역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방 안에서 잠을 자던 A씨 친정 엄마인 B(70)씨와 딸 김모(9)양, 아들(8)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숨졌다.
이번 불로 집 2채가 전소되고 2채는 절반가량을 태운 뒤 1시간20여분 만에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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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서 손주 보러온 외할머니
손자·손녀 사망.. 엄마 화상 입어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5분쯤 원주시 명륜동 한 주택 밀집지역에서 불이 났다. 불은 순식간에 인근에 있는 필리핀에서 시집 온 A씨(34) 집을 덮쳤다. 이 불로 방 안에서 잠을 자던 A씨 친정 엄마인 B(70)씨와 딸 김모(9)양, 아들(8)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숨졌다.
A씨가 화재 사실을 알아챘을 때 현관문은 이미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높이가 허리쯤 되는 창문을 넘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A씨를 발견한 이웃 주민들은 A씨를 간신히 밖으로 구조했다. 주민들은 방 안에서 자고 있던 다른 가족을 구조하려 했으나 주택이 불길에 휩싸이면서 실패했다.
B씨는 지난해 딸의 초청으로 손주들을 돌보러 원주에 왔다가 변을 당했다. A씨 남편은 지난해 중국으로 용접일을 하러 떠난 상태여서 화를 면했다.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다니던 플라스틱 공장을 그만둬 생계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불로 집 2채가 전소되고 2채는 절반가량을 태운 뒤 1시간20여분 만에 꺼졌다. A씨와 처음 불이 난 주택에 거주하던 60대 남성 등 2명은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하루아침에 친정 엄마와 딸, 아들을 잃어버린 슬픔에 넋을 잃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거의 반실신 상태”라며 안타까워했다. 한 이웃은 “가정 형편이 어려웠지만 A씨는 자녀들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며 “친정 엄마와 자식을 잃은 심정을 누가 알겠느냐”고 말했다.
불이 난 곳은 원동남산 재개발지역으로 고지대인 데다 주택 20여채가 빽빽하게 들어서서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해 인명피해가 컸다.
소방대원들은 20m 떨어진 지상 소화전을 이용해 화재 진압을 하느라 어려움을 겪었다. 주민 C씨는 “잠을 자던 중 갑자기 훤해지면서 불길이 치솟아 바깥으로 피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석유난로 취급 부주의로 인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감식을 벌일 계획이다.
원주=윤교근 기자 segy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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