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개미투자자 불이익 없게 공매도 안전장치 세우고 재개해야
[경향신문]
주식시장의 공매도 재개 여부를 두고 정부·여당의 숙의가 길어지고 있다. 당초 공매도는 코로나19 충격에 주가가 급락한 지난해 3월 중단된 뒤 부작용을 막을 제도 보완을 거쳐 오는 3월15일 재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증시 활황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반발하자 4월 보궐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도 바짝 신경 쓰며 결론을 미루고 있다. 지나치게 여론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공매도란 앞으로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일단 증권사에서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나중에 사서 갚으며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개인은 기관투자가에 비해 자금력과 정보력이 부족해 하기 어렵다. 아예 주식을 빌리지도 않은 채 매도부터 하는 불법 ‘무차입 공매도’까지 횡행한다. 이에 공매도를 아예 없애달라는 개인투자자들의 요구도 빗발친다.
미국에서도 최근 공매도는 뜨거운 감자가 됐다. 대표적으로 ‘게임스톱’이란 게임업체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뛰어 헤지펀드들이 공매도에 나서자 개인투자자들이 게임스톱 주식을 사 모으며 단체 대항에 나섰다. 결국 주가가 치솟으며 큰손인 헤지펀드는 올 들어 약 22조원이나 손실을 냈다. 이를 두고 ‘개미들의 혁명’ ‘증시 민주화’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미 의회는 “증시가 헤지펀드와 그 금융파트너들에 의해 어떻게 조작되는지 살펴보자”며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증시 변동성이 큰 코로나19 시대에 국내에서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정부·여당은 언제 공매도를 재개할지 원칙에 따라 빨리 결단을 내리는 게 예측 가능한 투자를 위해 바람직하다. 공매도는 증시 과열을 막는 순기능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8일 한국에 공매도 재개를 권고했다. 다만 그에 앞서 ‘기울어진 운동장’부터 바로잡고 공매도 재개에 나서는 게 옳다. 금융위원회는 4월부터 불법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입법예고했다. 과태료만 매기던 데서 징역형·벌금형과 과징금을 부과토록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은 바람직하다.
나아가 당국은 공매도 주문을 반드시 전산 처리토록 하는 보완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는 주식 차입을 전화 등으로 하는 관행이 있어 악용 소지가 있다. 기술적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완전히 막기란 어렵지만 불공평한 제도 개선은 계속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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