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에 선 양현종·자존심 살린 이대호.. FA 3명만 남았다

송용준 2021. 1. 31. 20: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21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 막바지, 팬들의 관심은 두 스타의 행보에 쏠렸다.

다름 아닌 해외진출에 도전하겠다며 친정팀 KIA에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했던 양현종(33)과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기량 하락세) 논란 속에 롯데와 신경전을 펼친 이대호(39)의 협상 결과였다.

양현종과 이대호의 거취가 결정되면서 이제 FA 시장에는 차우찬, 이용찬, 유희관 등 투수 3명만이 남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LB 도전·롯데 잔류 결정
양, 최고 대우 뒤로하고 '배수진'
마이너계약도 감내 美 진출 의지
이, 계약 난항 예상 속 곧바로 도장
"2년내 한국시리즈 우승 후 은퇴"
차우찬·이용찬·유희관 거취 주목
FA 총액 3년연속 400억대 될듯
양현종(왼쪽), 이대호
2021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 막바지, 팬들의 관심은 두 스타의 행보에 쏠렸다. 다름 아닌 해외진출에 도전하겠다며 친정팀 KIA에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했던 양현종(33)과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기량 하락세) 논란 속에 롯데와 신경전을 펼친 이대호(39)의 협상 결과였다.

2월이 되기 전 두 선수의 결단이 나왔다. 양현종은 안락한 환경과 엄청난 금전적 보상을 뒤로하고 평생의 꿈을 위해 아무것도 보장된 것이 없는 광야에 자신을 내던졌다. 이에 비해 이대호는 고향 팀 롯데에서의 명예로운 은퇴 길을 만들며 구단과 뜨겁게 손을 맞잡았다.

양현종은 지난 30일 KIA와 가진 최종 협상에서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를 밝혔고, 이에 KIA는 협상 종료를 선언했다. 다른 국내 구단도 양현종 영입 의사를 내비쳐 한때 긴장했던 KIA는 두둑한 금액으로 양현종의 기를 살릴 태세였다. 7년 85억원으로 이번 FA 최고 몸값을 기록한 허경민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양현종은 이번이 메이저리그 도전의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40인 로스터만 보장하면 마이너리그행도 감내하겠다며 빅리그의 제안을 기다리기로 했다. 다만 MLB 트레이드루머스닷컴은 31일 “양현종이 40인 로스터를 보장받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전망했다. 그래도 양현종은 아직 4∼5선발 투수를 채우지 못한 MLB 팀 중에서 기회를 엿보겠다는 자세다. 당장 토종 에이스가 사라진 KIA도 비상이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1일 시작하는 전지훈련에서 새 얼굴을 발굴해 선발진을 확정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반면 난항이 예상됐던 이대호는 지난 29일 롯데와의 만남에서 곧바로 도장을 찍었다. 계약조건은 2년 총액 26억원(계약금 8억원, 연봉 8억원, 옵션 2억원)이다. 이중 보너스 2억원은 2021년과 2022년 우승 시 각각 1억원이 걸린 ‘우승 옵션’이라 눈길을 끈다. 이대호는 “2년 내로 우승한 뒤 현역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라면서 “팀 우승 시 수령하는 1억원을 지역 불우이웃을 위해 100%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팀의 우승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구단 재정 상황상 이대호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음에도 계약이 쉽게 이뤄진 것은 그룹 차원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롯데 관계자는 “그룹에서 이대호와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원했다”며 “신동빈 회장님이 야구를 좋아하시고, 그룹 차원에서도 강력한 지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롯데가 그룹 차원에서 움직인 데는 신세계그룹의 SK 와이번스 인수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신세계의 프로야구 합류로 롯데와 유통 라이벌 매치가 성사되면서 롯데가 이를 의식해 야구단에 통 큰 자세로 임하는 모양새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양현종과 이대호의 거취가 결정되면서 이제 FA 시장에는 차우찬, 이용찬, 유희관 등 투수 3명만이 남았다. 차우찬은 LG, 이용찬과 유희관은 두산 등 원소속 구단으로부터 최종안을 제시받고 장고에 들어갔다. 이들을 제외한 12명의 2021 FA가 맺은 계약 총액은 389억5000만원이다. 대어 양현종이 빠지면서 이번 FA 시장 계약 총액은 3년 연속 400억원대에 머물 전망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