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대표주 집단 상승기류 언제까지

한겨레 2021. 1. 3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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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

처음에 블루칩이라 불리다가 지금은 업종 대표주로 이름이 굳어진 주식들이다.

작년 하반기에 시작된 업종 대표주 상승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때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주식이 좋은 투자대상이 되는데 업종 대표주가 거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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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이종우의 흐름읽기]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

처음에 블루칩이라 불리다가 지금은 업종 대표주로 이름이 굳어진 주식들이다. 이들이 처음 투자자의 관심을 모은 건 1993년이다. 우리 주식시장이 해외에 개방된 후 외국인이 해당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인 게 주가가 오른 동력이었다.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에스케이(SK)텔레콤은 이전부터 높은 성장성으로 주목 받고 있었고, 삼성전자는 첫 번째 반도체 호황을 맞고 있었다. 1993년에 시작된 상승이 시간이 흐를수록 속도가 빨라져 주가가 가장 느리게 움직인다는 포스코조차 1년 사이에 3.6배가 될 정도였다. 이런 업종 대표주의 집단적인 상승은 1994년에 끝났고 이후는 개별 기업별 움직임으로 모양이 바뀌었다.

작년 하반기에 시작된 업종 대표주 상승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5년만에 집단적인 상승이 재개된 것이다. 유동성의 영향에 기업 실적 개선과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더해진 게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으로 많은 돈이 들어오면 바빠진다. 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내기 위해서는 주식 숫자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주식이 좋은 투자대상이 되는데 업종 대표주가 거기에 해당한다. 기업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 안심하고 주식을 살 수 있는 점도 매력 중 하나다.

업종 대표주의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2018년에 삼성전자는 44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인데, 올해 이익이 그 때보다 10% 더 난다고 가정하면 50조원이 된다. 이 경우 주가가 이익의 몇 배로 거래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주가순이익배율(PER)이 11배가 되는데, 이 숫자대로라면 올해는 물론 내년 이익의 많은 부분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보는 게 맞다. 포스코, 현대차, 에스케이하이닉스 등 다른 대형주는 삼성전자보다 더 고평가돼 있다.

업종 대표주의 주가가 오르자 해당 기업이 수행하고 있는 사업의 미래에 대한 기대도 덩달아 높아졌다. 산업의 성숙도를 생각할 때 이런 움직임이 맞는지 의문이다. 업종 대표주는 성숙 사업을 주로 하는 기업들이어서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도 거론되고 있지만 이걸로도 주가를 설명하기 힘들다. 기업 규모가 커 새로운 사업 한두 개를 더하더라도 여기에서 나오는 이익이 전체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1995년에 2200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가 이듬해에 770원으로 떨어졌다. 포스코도 9만원까지 오른 후 석 달만에 5만원이 됐다. 현대차 등 다른 주식도 움직임이 다르지 않았다. 25년간 이익이 크게 늘고 사업 내용도 다양해진 걸 감안하면 이해하기 힘든 모습이다. 괜찮은 성장이 예상돼도 시장의 패션이 바뀔 경우 사람들이 먼 미래보다 눈앞에 있는 현실에 반응하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이번에도 업종 대표주가 견디는 힘이 강하지 않을 것 같다. 지금까지 이들을 끌어올린 가장 강한 힘이 유동성이었는데, 돈은 얼굴을 계속 바꾸기 때문이다.

이종우ㅣ주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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