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팔레스타인에 백신 공급키로..가자·서안지구 제외

이효상 기자 2021. 1. 3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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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진행 중인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의료진에게도 백신을 제공하기로 했다. 백신 접종에서 팔레스타인인은 배제돼 있다는 국제사회의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나, 서안과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팔레스타인인들이 31일 서안지구에서 울타리를 넘어 이스라엘로 가고 있다. 헤브론|EPA연합뉴스


AP통신은 31일 이스라엘의 베니 간츠 국방 장관이 팔레스타인 의료진 2500명에게 백신 5000개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에 백신 공급을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백신 접종 대상에는 이스라엘에 사는 아랍인들과 동예루살렘에 사는 팔레스타인인들이 포함됐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지배하는 서안지구와 하마스가 지배하는 가자지구는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그간 서안과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의 백신 접종 불균형에 대해 우려를 제기해 왔다. 국제 인권단체 및 유엔의 전문가들도 이스라엘이 서안과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의 복지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접종 대상에서 서안과 가자지구가 제외되면서 불균형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백신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 전체 인구 930만명의 30% 가량이 1차 백신을 맞았고, 170만명은 2차 접종까지 마쳤다. 반면 팔레스타인 정부는 WHO의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를 통한 백신 공급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코백스의 진척 속도는 매우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이 논쟁은 백신 접근권에 있어 세계의 불평등을 반영한다”며 “부유한 나라는 많은 양의 백신을 확보할 수 있지만, 가난한 나라는 감염병의 사회·경제적인 효과를 더 오래 견뎌야 한다”고 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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